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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가성비'…유통업계, 'PB'가 답이다

  • 2025.04.29(화) 07:00

PB 라인업 강화…가성비 트렌드 반영
유통 과정 단순화…높은 마진율 강점
경쟁력 척도 떠올라…시장 변화 대응

/그래픽=비즈워치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PL)' 상품을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황형 소비 확산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진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들을 통해 수요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키워드는 '가성비'

PB 강화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건 대형마트와 편의점이다. '노브랜드'로 쏠쏠한 재미를 본 이마트는 이달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비욘드'와 손을 잡고 4000원대 기초 화장품 라인을 선보였다. 그간 식품과 생활용품을 통해 PB 경쟁력을 키워온 만큼 화장품 분야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천호점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선 '오늘좋은'./사진=윤서영 기자 sy@

롯데마트는 기존 PB 운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식품과 일상용품을 한 데 모은 '오늘좋은'이 대표적인 PB다. 최근 전략적인 육성을 위해 요리하다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는가 하면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오늘좋은을 입점시키는 추세다.

편의점도 PB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판매하고 있는 동일 상품군 중 가격을 최대한으로 내린 게 공통된 전략이다. 비슷한 품질을 갖춘 제품이라면 가격이 더 저렴한 상품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에 CU는 '990원 핫바'와 '2500원 닭꼬치'를, GS25는 '1400원 페트커피' 등을 내놨다. 초가성비로 카테고리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상품들이다.

이마트24가 '상상의끝' 프로젝트로 선보이고 있는 제품./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올해 초 론칭한 PB '상상의끝'을 통해 먹거리부터 비식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일반 상품과 비교했을 때 10~40%가량 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PL 속의 PL'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20종 이상의 노브랜드 초저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셀렉트'를 앞세워 라면, 디저트, 음료 등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런 PB 열풍은 업종을 불문하고 계속 확산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웨이크메이크'부터 '바이오힐보', '필리밀리' 등 PB를 운영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패션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플럭스'를 통한 소형 가전 판매에 나섰다.내려야 산다

유통업계가 너나할 것 없이 PB를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건 가성비 수요를 잡으면서도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어서다. PB는 판매하려는 가격에 맞춰 원가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유통 구조도 단순하다. 거쳐야 할 유통 과정이 많아 마진이 적은 제조사 상품(NB)을 판매하기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독점 판매로 이뤄지는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막강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어서다. 이에 더해 제조업체에 상품의 제조를 의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운영돼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트렌드에 유연한 대응할 수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PB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PB가 중요한 집객 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PB가 곧 유통업계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처럼 오프라인이 중요한 시장에서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구매 패턴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전략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오프라인만의 차별성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매장에 들르는 시간과 수고로움이 적은 온라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지가 경쟁력 확보에 관건이 되고 있다"며 "협력 업체, 소비자 모두와 상생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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