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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퍼는 내 스타일 아냐"…버거킹의 '치킨버거' 실험

  • 2025.04.23(수) 14:22

버거킹, 치킨 플랫폼 '크리스퍼' 공개
와퍼와 함께 주력 제품으로 육성 계획

신메뉴를 발표 중인 이성하 버거킹 최고 마케팅 책임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버거킹이 대표 메뉴 '와퍼'를 보좌할 새로운 브랜드 플랫폼 '크리스퍼'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소고기 패티의 와퍼와 치킨 패티 '크리스퍼'를 두 축으로 삼고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맘스터치 등에 주도권을 뺏긴 버거 시장의 무게중심을 되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와퍼 말고 크리스퍼

버거킹은 서울 중구 신당동 버거킹 약수역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메뉴 '크리스퍼'와 '킹퓨전'을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버거킹이 국내에 진출한 뒤 기자간담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신제품을 공개하는 게 아닌, 버거킹의 시그니처 메뉴 '와퍼'와 견줄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라는 설명이다.

이날 공개한 신메뉴 '크리스퍼'는 닭가슴살을 이용한 '치킨 버거'다. 마늘과 양파, 후추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향신료로 염지한 통가슴살을 쌀가루와 라이스 크러스트 튀김옷을 입혀 튀겼다. 이를 통해 '겉바속촉' 식감을 구현했다. 여기에 크리스퍼를 위해 새로 개발한 생오이 피클을 더해 새콤함과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버거킹의 신메뉴 '크리스퍼'./사진제공=버거킹

크리스퍼가 단순한 신제품 중 하나가 아니라는 건 버거킹의 마케팅에서도 잘 드러났다. 신규 캠페인 'I don't like WHOPPER, but I love KRISPPER(나는 와퍼는 좋아하지 않지만 크리스퍼는 사랑해)'는 버거킹이 크리스퍼에 거는 기대를 보여준다. 이날 공개된 CF에서도 배우 노정의가 등장해 "와퍼는 내 스타일이 아냐"라며 크리스퍼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성하 버거킹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그동안 치킨버거는 분쇄육을 사용한 저가 버거나 닭다리살 버거만 있어 닭가슴살 메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크리스퍼를 와퍼와 동등한 플랫폼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버거 왕중왕전

버거킹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메뉴인 와퍼를 "내 스타일이 아냐"라고 평가절하하면서까지 크리스퍼를 띄우는 건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은 치킨 패티가 소고기 패티 못지 않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매장 수 기준 업계 1위인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치킨 패티 메뉴를 내놓고 있다.

치킨 버거의 가장 큰 장점은 소고기 패티 대비 큰 볼륨에서 오는 '가성비'다. 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5000~6000원대로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버거 프랜차이즈는 1020 젊은 층에게 '가성비 점심'의 상징이다.

치킨 패티는 대부분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만큼 포만감도 높다. 실제로 같은 가격이라면 패티 볼륨이 큰 치킨 패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겉바속촉' 식감을 구현하기 좋다는 거도 치킨 패티의 장점이다.

버거킹의 신메뉴 '크리스퍼'./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크리스퍼 역시 이런 점을 강조했다. 가격대는 클래식 기준 단품이 5700원, 세트가 7700원으로 일반 와퍼 대비 1500원 저렴하다. 같은 치킨 버거 라인업인 치킨킹보다도 700원 싸다. 버거킹 측 역시 크리스퍼의 포지션을 닭다리살을 사용한 치킨킹보다는 저렴하고 분쇄육을 쓴 롱치킨보다는 비싼 위치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치킨킹을 크리스퍼 플랫폼에 포함시켜 치킨 버거 라인업을 분쇄육 버거와 통살 버거(크리스퍼)로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크리스퍼가 경쟁사들의 치킨버거를 누르고 치킨버거 마니아들을 버거킹으로 불러모으는 핵심 메뉴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통가슴살의 육즙과 부드러움을 즐기기엔 패티가 얇아 겉면의 딱딱한 식감이 먼저 다가왔다. 국내산 냉장 닭고기를 사용해 더 도톰하고 촉촉한 식감을 강조한 경쟁사의 치킨 버거와의 비교는 필연적이다. 

한편 버거킹은 크리스퍼와 함께 신메뉴 '킹퓨전'도 선보이기로 했다. 버거킹의 대표 디저트 메뉴인 선데에 카라멜소스·초콜릿소스를 더하고 브라우니·버터쿠키 등의 토핑을 더한 디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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