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최근 SNS에서 재미있는 논쟁 하나가 불거졌습니다. 바로 '햄버거 탄단지' 논란입니다. 정크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를 단품으로 먹을 경우 생각보다 영양 밸런스가 좋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죠.
이 주장이 조금 더 발전해, 이제는 '햄버거는 다이어트식이다', '햄버거는 헬스 식단이다'라는 주장까지 나오게 된 겁니다. 탄수화물을 책임지는 빵이 있고, 지방과 단백질을 책임지는 패티가 있는 데다 피클, 양상추 등 채소까지 적당히 곁들여지는 게 햄버거다보니 그럴 듯한 주장입니다.
물론 여전히 '햄버거는 불균형식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일단 빵(번)이 2조각, 빅맥같은 경우엔 3조각이나 들어가니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할 것 같구요. 기름진 고기가 있으니 지방 함량도 높을 것 같습니다. 소스가 달콤하니 당 함량도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햄버거만 먹어도 살이 빠진다면 저도 다이어트가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햄버거의 영양 성분을 살펴 보기로 했습니다. 햄버거가 정말 '완전식품'인지 함께 살펴 보시죠.
칼로리부터 나트륨까지
햄버거의 완전성을 평가하려면, 일단 햄버거의 주요 성분들의 함량부터 살펴봐야겠죠. 물론 제품마다 사용된 패티의 종류도, 소스도 다를 테니 일괄적으로 '햄버거는 이렇다'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주요 브랜드들의 대표 제품 정도는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선 맥도날드의 빅맥, 버거킹의 와퍼, 롯데리아의 한우불고기버거, 맘스터치의 싸이버거를 비교해 봅니다. 전반적으로 영양성분이 비슷한, '일반적인 버거'들을 가져와 봤습니다.
칼로리는 대체로 크기를 따라갔습니다. 가장 큰 와퍼(294g)가 673㎉였고 가장 작은 빅맥(223g)이 590㎉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20대 성인 남녀의 일일 권장량이 2100~2600㎉니, 한 끼 식사로 칼로리가 과도하진 않습니다. 하루 세 끼를 모두 챙겨 먹지 않는 편이라면 2개를 먹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주로 패티가 담당하게 될 단백질의 경우 24~31g을 함유하고 있어 햄버거 하나면 일일 권장량의 절반 정도를 채울 수 있습니다. 요즘 자주 마시는 단백질 음료들이 '계란 2개 분량의 단백질'이라는 마케팅을 하는데, 함유량이 12g 정도입니다. 이 방식대로 하면 햄버거 1개에는 계란 4~5개 분량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 셈입니다. 햄버거가 '식단용 음식'이라는 주장의 가장 큰 근거도 이 단백질 함량 때문입니다.
햄버거 패티로 사용되는 소고기가 대체로 기름진 부위인 만큼, 지방의 경우 약간 많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소고기 패티를 이용하는 빅맥, 와퍼, 한우불고기버거는 포화지방 함량이 11~12g으로 일일 권장량(15g)의 70~80%에 달합니다. 닭다리살을 쓰는 싸이버거가 8.6g으로 낮은 편이고요. 닭다리살을 닭가슴살로 바꾼 휠렛버거의 경우 단백질 함량은 39g으로 늘고 지방은 6g으로 뚝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쁜 음식'의 기준으로 많이 호출되는 당류와 나트륨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나트륨은 797~1170㎎으로 일일 권장량의 절반 안팎입니다. 라면 1봉지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1500~2000㎎니, 나트륨이 과다하다고 보긴 어렵겠네요. 당류 역시 9~15g으로 일일 권장량 50g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입니다. 가장 적은 롯데리아 한우불고기버거가 44g, 가장 많은 싸이버거가 60g으로, 일일 권장량 약 300g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빵이 두 조각이나 들어가는 데서 오는 편견과 달리, 탄수화물이 가장 부족한 음식이 햄버거인 셈입니다.
여기까지 보니 왜 햄버거를 두고 '탄단지 밸런스'가 좋다와 나쁘다로 의견이 갈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식습관상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편입니다. 탄수화물이 의외로 적은 햄버거를 하루 한 끼 정도 먹어도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할 가능성은 높지 않죠. '밸런스 좋다'에 한 표를 보낼 수 있습니다.
반면 포화지방을 중시한다면, 그리고 햄버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대체로 탄산음료와 감자튀김 등이 포함된 '세트메뉴'를 먹는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건강식이라고 보긴 어려울 겁니다. 한 쪽의 손만 들어주기 어렵네요.
다만, 콜라를 제로 콜라 혹은 탄산수로 바꾸고, 감자튀김을 코울슬로나 샐러드로 바꾸는 노력을 곁들인다면 햄버거를 먹는 것에 너무 죄책감을 느끼거나 살이 찔까봐, 건강에 해로울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햄버거보다 확실하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 세상에는 너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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