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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우리은행, 민영화 끝나니 또 '진흙탕'?

  • 2016.11.18(금) 11:45

이광구 연임 대세...선임 당시 '정치' 논란 걸림돌
이동건 부행장, 다크호스로...상업-한일 갈등 조짐

"우리은행 출신들이 밖에 나가서(퇴임 후) 한 자리씩 꿰차면서 잘나간다고 하죠. 그게 좋아할 일인가요. 그만큼 은행에 있으며 여기저기 줄을 대놨다는 얘긴데…."

우리은행 전직 임원들이 협회 공공기관 등 금융권 요직을 차지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은행 한 직원이 씁쓸해하며 툭 내뱉은 한마디가 다시금 떠오릅니다.

그 어렵다는 민영화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은행장 임기가 다가오니 또다시 시끄러워집니다. 

 

인사시즌만 되면 불거지는 각종 투서에 줄대기 문화. 16년간 정부 은행으로 살아오며 생긴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옛 상업·한일은행 간 해묵은 갈등까지 보태고 있습니다.


 

 

 

◇ 민영화와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거취

최근 우리은행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는데요. 민영화라는 꺼진 불씨를 되살렸고, 경영실적 개선으로 주가도 올랐습니다. 이 행장의 성과입니다.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것만으로도 연임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집니다.

내부에선 꼭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나봅니다. 시끄러운 것을 보면요. 지난 2014년말 이 행장 선임 당시의 논란이 또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진 이후엔 최순실 이름까지 오르내릴 정도입니다. 이 행장 선임 당시 논란이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서금회부터 대통령 원로 자문 그룹 7인회까지 거론됐었죠.  ☞관련기사 [관치에서 정치로]②금융판도 비선 실세에 흔들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도 "이 행장 연임엔 무리가 없을 듯 한데"라면서도 "그 문제(선임 당시 논란)는 극복을 해야겠죠"라고도 말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반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행장의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얘기입니다. 이 행장 선임 당시엔 수석부행장으로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그 역시 경북고, 영남대 출신으로 만만치 않은 뒷배경을 자랑합니다. 특히 영남대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뗄래야 뗄수 없는 곳이기도 하니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엔 노골적으로 차기 은행장 행보에 나섰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 2개의 태양?‥처음부터 불편한 동거

사실 이들은 지난 2년간 불편한 동거를 해왔습니다. 행장 자리를 겨뤘으니 그렇지 않은게 이상하죠. 당시 인사에서 이동건 그룹장이 은행에 남아 있는 것을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은행의 2인자인 수석부행장 자리는 아예 없어졌고, 그룹장이라는 직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등기이사에서 빠졌다가 불과 몇달새 다시 등기이사에 등재되는 해프닝도 있었고요. 연봉도 깎였다는 후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고, 이동건 그룹장은 한일은행 출신입니다. 전임 이순우 행장 역시 상업 출신이고요. 

 

2연속 상업 출신 행장이 선임되면서 일부 한일 출신들의 불만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시 행장을 선임할 때가 되니 또다시 상업·한일 편가르기로 표출되는 것이고요.

◇ 그들만의 리그

이를 보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들은 답답합니다. 아직도 상업·한일은행 운운하는 것을 말이죠.

 

상업, 한일은행 출신으로 갈리는 세대는 대부분 부서장급 이상부터입니다. 대부분의 팀장급부터 차장, 과장, 행원은 통합은행인 우리은행(한빛은행 포함)으로 입행한 우리은행 출신입니다.

우리은행 총직원 1만5600명 중에서 부서장급 이상은 대략 3000명, 일부 팀장급을 포함하더라도 상업, 한일 출신은 20% 남짓일 겁니다. 대다수 80%에 가까운 직원들에겐 상업-한일 갈등은 해묵은 얘기일 뿐이고, 그들만의 리그일 뿐입니다.

우리은행은 이제야 큰 산 하나를 겨우 넘었습니다. 여전히 첩첩산중입니다. 과점주주라는 새로운 지배구조 하에서 16년간 혹은 그 이상 짓눌러왔던 관치 굴레를 벗느냐 마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관치를 앞장서서 막아야 할 장본인들이 여전히 관치 혹은 외부의 힘에 기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은행 스스로 바뀌지 않는한 지배구조가 바뀐다한들 달라지는 것을 없을 겁니다. 오히려 빌미만 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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