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분이라면 당연히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반면 이미 실손보험에 들었던 분들은 신상품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신상품은 보장을 나누거나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싸게 책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장단점이 있습니다.
신(新) 실손보험의 형태는 이렇습니다. 기존 '일체형' 실손보험 보장 항목에서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마늘·비타민 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각각 특약으로 뺀 뒤 나머지 항목을 '기본형'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본형은 현재의 '일체형' 실손보험보다 25~30%가량 저렴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세 가지 특약에 모두 가입해도 지금보다 7%가량 싸다고 합니다. 또 새 실손보험은 앞으로 5년 동안 보험료를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행 '일체형'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최근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 자료=금융위원회 |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면 좋은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실손보험이 있지만 병원에 갈 일이 많지 않은 경우라면, 신상품의 기본형에만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예를 들어 40대 남성 기준 월 실손보험료는 2만원 안팎인데, 기본형으로는 월 5000원 정도 저렴해집니다. 여기에 더 해 새 상품은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가 10%가량 할인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 자료=금융위원회 |
보험료가 싼 만큼 보장이 줄어든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는 도수치료나 비급여주사 등을 자주 이용한다면 갈아타지 않는 게 유리합니다.
새 실손보험 특약 상품의 경우 치료 보장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중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인 '자기부담비율'이 현행 20%에서 30%로 높아지고, 연간 보장 한도도 2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로 제한합니다. 도수치료와 비급여주사제는 연 50회로 횟수를 제한합니다.
이런 이유로 일단은 현행 실손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보험료가 월 5000원가량 저렴해지기는 하지만, 보장 범위가 크게 줄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도수치료나 MRI를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갑자기 이런 치료가 필요해지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 가입한 상품을 들고 있다가, 보험료가 계속 오르면 그때 신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도 됩니다. 신상품의 경우 5년간 보험료가 오르지 않을 수 있으니 보험료 차이가 벌어지면 그때 갈아타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소비자가 본인이 어떤 조건의 실손보험에 가입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신상품 출시를 계기로 가입한 보험사 등을 통해 조건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2009년 10월 이전에 가입한 상품 중에서는 본인의 부담 없이 보험사가 의료비를 100% 보장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품이라면 보험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이밖에 오는 2018년 4월부터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끼워팔기'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동안 대부분 사망보험이나 암보험 등과 함께 특약 형식으로 끼워 파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가입자의 동의를 구해 각각 '동시에' 파는 것만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