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5일 은행업 본인가를 받고 올해 6월에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월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한 지 3개월 만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또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 7분이면 계좌 개설…이자 대신 포인트
카카오뱅크는 이날 올 상반기 출범 계획과 함께 출시 예정인 서비스를 대략 소개했다. 영업 개시 시점에는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을 앞세운 기본적인 예·적금 및 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단 케이뱅크가 앞서 내놓은 상품 구성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입출금 예금의 경우 단기 여유자금을 별도로 설정해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의 정기 예금과 자유 적금도 내놓을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우대조건을 갖춰야 금리 혜택을 주는데, 카카오뱅크는 누구나 동일하게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좌 개설을 7분 안에 완료할 수 있는 빠른 서비스도 특징이다.
대출 상품은 200만원 가량의 소액 마이너스 대출과 중금리 대출 등을 내놓는다. 카카오뱅크 주주사인 SGI서울보증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대출 대상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체크카드와 해외송금 서비스도 내놓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케이뱅크와의 차별성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꼽았다.
영업개시 이후에는 중장기적으로 소상공인 신용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등도 취급할 계획이다. 옥션과 YES24 등 주주사 정보를 이용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도 내놨다. 이 밖에 신용카드 사업과 간편결제 사업, 인공지능 개인 상담 서비스, 현금이자 대신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안 등도 추진한다.
▲ 카카오뱅크 상품 출시 계획. 자료=카카오뱅크 |
◇ 케이뱅크 초반 돌풍에 '도전장'…"카카오톡 활용"
당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미 서비스를 개시한 케이뱅크와의 경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3일 출범한 뒤 3일 만에 신규 고객을 8만4000여 명 유치하는 등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출은 6600여 건, 체크카드 발급 수는 7만 6000여 건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빠른 속도로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카카오톡 주소록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예고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출범 전이라)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카톡의 편리함이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묻어날 것이고 카카오의 네트워크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호영(오른쪽 두 번째)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이용우(오른쪽 세 번째)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본인가 브리핑에서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
카카오뱅크는 이런 계획을 바탕으로 서비스 개시 3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올 연말까지 자산 규모 5000억원을 예상한다"며 "약 10년 뒤에 자산을 20조원 정도로 늘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