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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 리그테이블]'최고 실적' 올해도 이어갈까

  • 2018.02.27(화) 11:33

손해율 개선 대형 3사 순익 두자릿수 증가
신계약 경쟁심화·손해율 증가 등 변수될듯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순익을 대폭 끌어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크게 개선돼 사업비(판매촉진비 등) 지출 여력이 늘어나자, 하반기 우량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전체 보험영업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2021년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건전성규제(K-ICS) 변경 등 새로운 보험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체질개선 노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대형사 역대최대 실적…DB손보 눈길

삼성화재, DB손보(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1~3위권 대형 손보사 모두 지난해 사상최대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목표치 9250억원을 넘어선 95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DB손보는 6220억원, 현대해상은 472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은 DB손보다. 
 
DB손보는 전년대비 순이익을 32.3%나 끌어올렸다. 대형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DB손보의 실적호조는 무엇보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개선 영향이 컸다. 지난해 손해율이 82.2%로 3사중 가장 낮았다. 부문별로 일부 손해율이 상승한 경쟁사들과 달리 DB손보는 자동차보험에서 1%포인트, 장기보험 4.1%포인트, 일반보험에서 12.2%포인트 개선되는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손해율 개선을 이뤘다. 전년 대비 손해율 감소폭도 2.3%포인트로 가장 컸다. 

반면 하반기 들어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중심으로 보장성 장기 신계약을 늘리기 위해 설계사 판매촉진비(인센티브, 시책) 경쟁이 불붙으면서 사업비율은 전년대비 1%포인트 증가한 19.2%를 기록했다. 4분기 들어 이연법인세 추가 적립비용 50억원과 사명변경에 따른 마케팅 비용 200억원도 반영된 결과다. 

DB손보의 합산비율은 101.5%로 전년대비 1.3%포인트 개선되며 3사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합산비율은 보험 영업효율을 판단하는 지표로,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해 100% 미만이면 보험사가 보험영업을 통해 이익을 봤다는 의미다. 

현대해상은 전년대비 18.3% 증가한 47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손해율이 84.6%에서 83.0%로 1.6%포인트 개선됐는데, 특히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전년대비 4.2%포인트 줄어든 83.9%를 기록, 전체 손해율 감소를 이끌었다. 

사업비율은 19.1%에서 20.3%로 1.2%포인트 늘어나 합산비율은 103.7%에서 103.3%로 0.4%포인트 개선에 그쳤다. 4분기 희망퇴직비용 약 200억원이 반영된 것도 사업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위권 손보사들은 지난해 GA채널을 중심으로 장기보장성 보험 신계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전체 사업비율을 끌어올렸지만 외형 키우기 보다는 우량고객과 양질의 보유계약 확보를 위한 ‘내실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의 의미가 크다. 

◇ 삼성화재 ‘1조 클럽 좌절’ 아쉽네

삼성화재는 95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1조 클럽(당기순이익 기준)’ 가입을 눈앞에 뒀으나 4분기 대규모 손실반영으로 좌절됐다. 

삼성화재는 4분기 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전 분기와 비슷한 4조3930억원 규모의 원수보험료를 거둬들였지만 미국지점의 현지물건계약(보험부채)을 재보험사로 이전하는 부채이전계약(LPT, 과거 인수계약을 100% 재보험 방식으로 출재하는 것, 추가 보험손실이 발행할 경우 재보험사가 부담하게 되는 구조) 추진으로 재보험 계약규모인 1200억원이 손실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인세율 상향에 따른 450억원 규모의 비상위험준비금 적립과 500억원 규모의 임직원 복지비용 선반영 등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 미국지점은 2012년 이후 현지 중소형기업을 대상으로 재물, 일반배상. 산재보험 등을 인수했으나 국내 보험시장과 다른 보험한경으로 소송이나 손해사정비용이 급증하는 등 보상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한국계 물건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손해율은 83.5%로 0.5%포인트 개선됐고 사업비율은 20.1%로 1.1%포인트 늘었다. 합산비율은 103.6%를 기록해 3사 중 가장 높았다. 

◇ 보장성 장기 신계약 경쟁 격화

지난해 손보사들이 큰 폭의 순이익 성장을 거둔 것은 손해율 개선과 함께 양질의 보유계약 확보를 위한 보장성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체 영업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 올해는 이같은 경쟁이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대형사중 가장 보수적인 영업태도를 이어오던 삼성화재가 올해 장기 신계약 매출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사를 밝혔기 때문. 

이 같은 경쟁 배경에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과 건전성 규제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IFRS 17(새 회계제도)은 보험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해 저축성보험의 경우 현재 매출로 인식되는 부분이 부채로 바뀐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을 경우 부채가 커져 그만큼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필연적으로 저축성 비중을 낮추고 보장성 비중을 높여야 한다. 
실제 대형사들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장기 보장성보험 비중을 큰폭으로 높였다. 삼성화재는 2015년 88.4% 수주이던 보장성보험 구성을 97.4%까지 끌어올렸다. DB손보 역시 같은 기간 74.6% 수준에서 96%로 높였고, 현대해상은 71.6%에서 88.7%로 끌어올렸다. 

동부화재는 “제도적인 보험환경 변하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실손보험료 인하나 사업비 규제 등 규제 불확실성이 존재해 효율기반의 질적 성장 추진을 올해 전략방향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경우 2014년까지 장기 인보험 신계약이 월평균 99억원에서 지난해 89억원 규모로감소해 전속을 비롯해 GA채널 판매를 확대, 신계약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초 치아보험을 출시한 동시에 적극적인 판매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안타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영업태도에서 벗어나 장기 신계약에서 적극적인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과거와 다른 적극적인 신계약 대응을 통한 시장 주도권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경쟁심화에 따라 사업비 증가가 예상되고, 지난해 이를 보완해 주던 손해율이 올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추세고, 보험료 인하와 각종 할인특약들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경쟁이 심화로 사업비 지출이 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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