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중국 최대 농수산물 유통사인 공소합작총사와 금융 합작사 설립을 위해 금융당국과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농협금융이 2016년부터 공들여 온 중국 합작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에 중국내 합작사 설립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농협금융에서 베이징 합작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중국내 합작사 설립을 위한 서류 등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태는 아니다.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한국과 중국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금감원에 '사전 협조'를 구한 것이다.
농협이 중국에서 손을 잡은 곳은 공소합작총사다. 공소합작총사는 중국내 공소합작사(한국의 지역농협)을 대표하는 중앙기관으로 중국내 최대 농산물 유통그룹이다. 지난해말 기준 자산 40조원, 매출총액 179조원, 임직원은 34만 명에 이른다. 공소합작총사는 공소집단유한공사(이하 공소그룹)를 설립해 금융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2016년 공소합작사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국내 농수산물을 중국에 유통하는 동시에 공소그룹을 통한 NH금융의 중국 진출 기회를 노려왔다.
하지만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16년 말에 중국에 인터넷대출은행을 설립하고 2017년 손해보험회사를 출범하기로 양측은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2017년 NH농협캐피탈이 합작사인 '공소그룹(천진)국제융자조임유한회사'에 145억원을 투자, 지분 29.8%를 취득한 것이 전부다. 중국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기 쉽지 않은데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경제협력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말 양측은 MOU를 연장하며 합작사업 '시동'을 다시 걸었다. 합작손해보험사, 중외합자은행 설립 등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합작손해보험사의 경우 내년까지 자본금 15억원 위안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농협손해보험이 20% 이내의 지분에 투자할 계획까지 짜두고 있다.
공소합작총사가 천진에 만든 인터넷소액대출은행에 농협금융이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농협금융이 금감원에 사전 협조를 요청하면서 합작사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영진의 의지도 강하다. 지난달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다른 금융사에 비해 다소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글로벌 사업은 농협만의 독창적인 전략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며 "중국 공소그룹 등과 긴밀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합작사를 만들기 위한 논의가 실무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주체나 지역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