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금융인 사잇돌대출 확대와 함께 민간 금융회사들의 중금리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 금융회사들에 일괄적용중인 대출금리 상한선(평균금리 16.5%-최고금리 20%)을 금융업권별로 세분화 해 내년 2분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은행의 경우 대출금리 상한선이 지금보다 최대 10%포인트 낮아지며 저축은행도 0.5%포인트 낮춘다.
이와 함께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벽으로 거론된 개인신용평가시스템도 개선한다.
◇ 금융업권별 금리 차등적용…은행 최대 10%P 낮춰
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 평균금리를 연 6.5%까지 내린다. 현행 대비 10%포인트 낮추는 것이다. 최고금리도 현행 연 20%에서 10%로 내린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중금리대출 평균금리와 최고금리를 각각 연 8.5%와 연 12%로 낮춘다. 카드사는 연 11%와 연 14.5%로, 캐피탈은 연 14%와 17.5%로 인하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현행보다 연 16.5%와 연 19.5%로 지금보다 0.5%포인트 각각 낮춘다.
이같이 업권별로 금리기준을 달리한 것은 조달금리와 부실률, 판매·관리비 등 비용요인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때문이다. 업권별로 금리요건을 차등해 적용하더라도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70% 이상을 대출해줘야 한다는 중금리대출 인정 기준이 유지되기 때문에 고신용자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은 적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카드론을 활용한 중금리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카드론 중금리대출 상품도 가계대출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카드사 입장에서 대출상품을 운용하는데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다만 현재 카드론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필요하다면 카드론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모니터링 대상에는 포함시킬 수도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카드론 규모는 39조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은행이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비교공시할 때 중금리대출을 제외한 일반적인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추가로 공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되는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중금리대출 금리가 포함되기 때문에 공시되는 평균금리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중금리대출 실적이 높은 은행은 금리를 비싸게 받는 은행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 공공-민간, 차주 신용정보 공유 확대…3단계 시스템 개선
그동안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차주에 대한 정보부족 현상'도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차주에 대한 정보공유 등 신용관리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정책금융과 민감금융이 중금리대출 과정에서 축적되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단계로 SGI서울보증이 사잇돌대출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를 특정 차주를 알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뒤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상정보는 소득수준과 근속연수, 연체일수, 연체금액, CB등급 등이다. 이를 제공받은 금융회사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의 중금리대출용 신용평가시스템 개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단계로는 국가가 지정한 전문기관을 통해 SGI서울보증의 정보와 각 금융회사의 CSS정보를 결합해 직접적인 개인신용평가 정보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신용정보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개정되는 신용정보법에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가명정보'에 대한 정의와 이를 취급할 전문기관 지정, 이용과정의 안정성을 위한 안전장치와 사후통제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최종적인 3단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통신요금과 전기·가스요금, 세금, 보험료 납부 등 비금융 데이터도 개인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금융위가 제시한 청사진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SGI서울보증이 2년 넘게 축적해 온 정보를 중금리대출 발전을 위해 공유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이 정보가 금융회사의 신용평가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고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