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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케이뱅크, 중금리대출 적극적인 이유

  • 2019.02.18(월) 18:19

신용대출중 중금리 비중 33%..은행중 가장 높아
KT 고객정보 활용 자체 신용평가모델 도입
'기존 은행 고신용자-카카오뱅크 전세대출' 중심

지난해 은행업계에서 중금리대출을 가장 열심히 판매한 곳은 케이뱅크였습니다. 은행별로 신용대출 중에 중금리대출을 얼마나 해줬는지 비중을 따져보니 케이뱅크가 33.1%로 가장 높았습니다.

출범 이후 수차례 자본확충 문제로 대출상품 판매가 중지됐던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을 가장 열심히 판매했다는 통계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특히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중금리대출 비중이 눈에 띄게 높습니다.

비결은 데이터였습니다.

◇ 케이뱅크, 주요주주 KT와 협업 '자체 신용평가모델' 개발

은행이 대출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고객의 금융리스크를 먼저 살펴보게 됩니다. 각 은행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함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NICE평가정보 등 CB(Credit Bureau. 신용평가사)로부터 해당고객의 데이터를 받습니다.

하지만 기존 정보의 대부분은 고신용자 위주로 형성돼있습니다. 기존 은행의 대출시장이 신용도가 높은 고객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저신용자들은 은행이 보기에 불확실성이 커서 대출 실행이 망설여지게 됩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2대 주주인 KT로부터 고객의 정보를 받아 자체적인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했습니다. 이동통신서비스는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기 때문에 중금리대출에 활용할 정보가 풍부합니다.

케이뱅크의 중금리상품은 '슬림K 신용대출'입니다. 이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KT로부터 정보제공을 받는다는 약관에 동의해야 합니다.

차주가 동의하면 케이뱅크는 KT로부터 KT서비스 가입상태와 최근 1년간 일시정지·명의도용 내역, 이용료 청구·연체정보, 휴대폰 소액결제 이용 이력, 단말기 할부 정보, 통화량, 로밍 등의 정보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다시 KCB와 NICE로 넘겨 재가공해 자체적인 신용평가시스템에 활용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신용정보는 기존 시중은행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정교합니다. 정교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은행이 감수할 수 있는 한도도 높습니다. 슬림K 신용대출의 대출한도는 5000만원 입니다. 다른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한도가 2000만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높습니다.

KT 입장에서도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을 이용하거나 이용할 계획이 있는 고객이 연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신용정보가 보다 정교하다 보니 대출 여력이 더 높다"며 "앞으로도 자체 CSS를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경쟁사 카카오뱅크, 전세자금대출에 집중..올해 중금리대출 보완 예정

케이뱅크와 달리 기존 은행들은 이런 구조의 중금리대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케이뱅크-KT와 같은 특수관계가 있는 은행과 달리 정보통신기술(ICT)업체와 손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KT의 강력한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경우 직접 인터넷은행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중금리대출용 신용평가 모델을 위해 손잡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핀테크 등 ICT기업과 협업을 통해 신용평가 시스템을 정교화 하는 것이 중금리대출 시장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는 연구를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구도에서는 중금리대출시장에서 케이뱅크 대항마로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면 카카오뱅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라이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중금리시장에서 아직 성과가 미약합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달리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아 중금리대출을 시행해주고 있고 대출한도도 300만원으로 적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보다는 전세자금대출에 더 힘을 쏟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중금리대출 발전방안 간담회'를 카카오뱅크 사옥에서 개최했습니다. 중금리대출 실적이 거의 없는 카카오뱅크 사옥에서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논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카카오뱅크의 심적부담이 컸습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향후 한도 2000만원의 사잇돌대출을 통해 활동범위를 넓히고 올해안에 케이뱅크처럼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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