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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납입일 코앞인데 속 타는 케이뱅크

  • 2019.04.05(금) 16:54

납입일 3주 앞인데 대주주 심사 결과 안 나와
대주주 KT,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혐의 발목
"공정거래법 위반만 문제 삼는 것은 어불성설"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을 3주 앞둔 케이뱅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본잠식 해소·여신자산 확대 등으로 증자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일각에서 대주주인 KT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탓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힘들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면서다.

◇ 케뱅 대주주 판단 유보?…당국 "심사 진행중"

현재 케이뱅크는 591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증자를 의결한데 이어 대주주인 KT가 실권주까지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KT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보유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에서 KT로 바뀐다. 자본금도 1조694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업초기 결손금이 누적되면서 발생한 자본잠식 상황도 개선되게 된다. 현재 케이뱅크의 자본잠식률은 40% 수준이지만 증자가 성공하면 17%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마지막 관문은 금융당국 심사다. KT가 금융사인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KT는 지난 3월12일 케이뱅크에 대한 한도초과보유승인신청을 냈다. 심사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60일이다. 아직 한달 넘게 여유가 있다. 하지만 주금납입일(오는 25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KT는 마음을 졸이고 있다.

더욱이 심사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는 지난 2016년 지하철광고 입찰담합 혐의로 7000만원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KT는 현재에도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공정거래법 위반 경력이 있는 KT가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에 고의로 심사를 미루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심사 신청을 지난달 12일에 했는데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심사를 하면 된다"며 "일부러 심사를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 뿐더러 특별히 KT의 유증 납일일정에 맞춰줄 의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 "ICT업계 특수성 이해해 달라"

업계에선 ICT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ICT 산업은 금융업처럼 긴 역사를 지닌 산업이 아니라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수의 업체끼리 경쟁하다보니 서로 공정위에 고발한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내심 제3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참여하길 바랬던 네이버도 지난 2014년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불참한 인터파크도 공정위의 단골 손님이다. 인터파크는 전자상거래법 위반과 지주회사 주식소유현황 허위보고, 가맹점사업법 위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등으로 공정위의 경고와 시정명령,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한 ICT 기업 관계자는 "공정위의 규제 영역은 매우 넓은 편이라 ICT 기업이라면 각종 사업 과정에서 여러 유형의 공정거래법과 관련법의 위반 리스크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특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첨단산업을 영위하는 ICT 기업은 경쟁 환경이 치열해 규제리스크가 크다보니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봐야 법위반이라고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공정거래법 외에는 관대한 당국

과거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신규사업 심사과정에서 증권거래법이나 보험업법, 신용정보법 등의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경미'하다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4년 KB생명 보험업의 신규허가를 당국에 요청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고객 서면동의 없이 개인 신용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한 신용정보법 위반으로 벌금 4500만원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이를 가벼운 사유로 보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승인했다. 또 국민은행은 양도성예금증서 불법 유통으로 영업정지를 받은 전력이 있지만 한누리투자증권 지배주주 변경이 승인했다.

2006년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한국밸류자산운용 자산운영업 허가를 내줬다. 2008년엔 LIG손보가 보험업법과 신용정보법 위반으로 벌금을 냈지만 LIG증권의 신설을 허가해줬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투자와 현대해상 등도 법 위반사항이 있지만 자산운용업 허가심사 등을 통과한 적이 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KT와 같은 대형 IC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업 진출을 바라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을 특별히 문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KT입장에서 이번 증자참여도 좌절된다면 더이상 인터넷전문은행을 끌고 갈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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