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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덫에 걸린' 케이뱅크, 1분기 241억 적자

  • 2019.05.17(금) 16:43

증자 제때 못해 자산 못늘려 고정비 감당못해
카카오뱅크는 66억 흑자 '대조'
"케뱅, 출범 후 생긴 공정거래법 규제로 생존 위기"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케이뱅크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

특히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난관을 만나 성장판이 닫혀 있다.

케이뱅크로서는 억울하다. 출범 당시에는 없던 공정거래법 관련 규제가 케이뱅크 증자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두 은행 모두에 적용됐지만 주주구성이 더 복잡한 케이뱅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무죄판결도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청신호가 켜졌다.

◇ 케이뱅크, 1분기 241억 적자…자산 못 늘려 고정비 감당 못해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241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188억원 순손실보다 더 커졌다.

매출은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지만 문제는 고정비를 상쇄할 만큼 자산을 늘리지 못하는 데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특별하게 영업이 안됐다거나 비용관리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며 "다만 인프라 유지 등을 위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고정비 지출이 있는데 이를 상쇄할 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수를 늘리고 예대마진을 쌓아 이자수익을 늘려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때문에 증자가 어려워 자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는 당초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보고 있었다. 지난해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내년(올해)까지 적자는 지속될 것"이라며 "증자를 통해 고객수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해 2020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심 은행장의 희망은 지금 상태로선 이루기 어렵다. 증자를 통해 대주주가 되려던 KT가 적격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뱅크, 출범 6분기 만에 흑자…대주주 적격성 심사 청신호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을 이뤘다. 1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66억원이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지 6분기만의 흑자전환이다. 은행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흑자전환시기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흑자전환의 비결은 성공적인 증자다.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는 출범당시 3000억원에서 현재 1조원을 넘는다. 2500억원에서 시작해 아직 5000억원에 못미치는 케이뱅크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꾸준한 증자 덕분에 고객수와 자산규모를 늘릴 수 있던 것이 흑자전환의 비결이다. 카카오뱅크의 출범 초기 고객수는 11만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930만명까지 늘었다. 수신과 여신 규모는 각각 4153억원, 3627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신 16조원, 수신 10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좋은 소식은 또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몰론 아직 1심에 불과하고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1심 무죄판결로 대주주 적격성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 출범 뒤 끼어든 공정거래법 규제, 케이뱅크 흔들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희비를 가른 것은 결국 규제다. '최근 5년내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처벌을 받은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규제가 케이뱅크 증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규제가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에는 없던 것이라는 점이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될 당시에는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대주주 적격성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후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뒤 은산분리 완화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인터넷은행특례법의 '한도초과보유 주주의 요건'에 공정거래법 관련 내용이 생겼다.

특례법을 통해 비금융주력자의 지분율 제한을 10%에서 34%로 늘려줬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경력이 없어야 된다는 자격요건을 추가한 것이다.

기존 은행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감독 하에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우 적지만, 빠르게 기술과 시장환경이 변하는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례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규제는 케이뱅크의 KT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모두에 적용되지만, 주주구성이 비교적 복잡한 케이뱅크가 더 큰 영향을 받았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해당 규제 때문에 기존 대기업 입장에서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해진 셈"이라며 "없던 규제를 뒤늦게 만들면서 큰 돈을 투자해 뛰어든 대기업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법 위반 자체가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당국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의 현실도 배려했어야 한다"며 "케이뱅크의 경우 이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흑자전환뿐 아니라 생존 자체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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