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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발목 잡는 영업구역 제한…"이젠 놓아달라"

  • 2018.12.05(수) 17:59

비대면 채널, 수신은 활발 여신은 침체
업계 "구역내 대출 심사 느슨할 수 밖에"
45년 전 규제…"규제 완화 고려해주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저축은행업계가 되레 불안해 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연체율 증가 등으로 내년에는 지금과 같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는 낡은 규제를 고쳐서 수익성을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업구역 제한' 규제다.

◇ "구역 내 대출 늘지 않으면 여신 영업 힙들어"


저축은행은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서울 ▲인천·경기 ▲충청권(대전·충남·충북) ▲전라권(광주·전남·전북·제주) ▲강원·경북권(대구·경북·강원) ▲경남권(부산·울산·경남) 등 6개 영업 구역으로 나눠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저축은행은 속한 지역 내 대출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서울과 인천·경기는 50%, 그 외 권역은 40%를 유지해야 한다. 영업점과 비대면 채널 모두 규제 대상이다.

여러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의 결과로 탄생한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권이 넓은 편이다. SBI저축은행은 서울과 인천·경기, 충청권, 전라권, 강원·경북권 등의 영업이 가능하고, 웰컴저축은행은 서울과 인천·경기, 충청권, 경남권 영업이 가능하다.

그 밖에 OK저축은행(서울, 전라권, 충청권), JT친애저축은행(서울, 전라권, 충청권), 애큐온저축은행(서울, 인천·경기), OSB저축은행(서울, 인천·경기) 등도 다수의 영업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저축은행의 비대면 채널 비중이 90%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구역내 대출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앱이나 인터넷 등 비대면채널을 활용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고객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구역 외 대출이 증가하는 만큼 구역 내 대출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영업에 제한이 걸린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비대면 영업채널용 모바일 앱 'SB톡톡'에서는 거의 모든 저축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SB톡톡을 통해 가계신용대출 등 자체 여신상품을 판매하는 저축은행은 3곳에 불과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SB톡톡을 이용해서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기술이나 규제에서 문제가 없지만 하고 있지 않다"며 "대출은 구역 내 대출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비대면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구역 내 대출 확보 경쟁이 부실대출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역권 저축은행 관계자는 "구역내 대출신청이 들어올 경우 아무래도 심사 문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 45년 묵은 규제…"비대면 활성화된 현재와 맞지 않아"

저축은행의 구역 제한은 지난 1973년 처음 저축은행(당시 상호신용금고)가 설립 당시 취지가 '지역 서민 중심의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생긴 규제다.

이후 저축은행 간의 M&A가 활성화되면서 전국을 영업권으로 하는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터지면서 낮아졌던 구역내 영업제한이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왔다. 서울권 대형 저축은행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자회사로 가지고 있던 지역의 저축은행까지 부실이 전이 된 것이다.

이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영업구역과 M&A 등에 대해서 규제의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고 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시대가 변한 만큼 규제완화도 고려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영업구역 제한은 위와 같은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논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종 공시가 강화되는 등 전반적인 저축은행의 경영환경이 과거 대규모 부실사태와 비교해 매우 투명해졌다"며 "대부업체 등도 전국에서 영업을 하는데 저축은행만 수십년 된 규제가 갇혀있는 것은 타당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구역 내 중금리대출은 150%로 인정해주는 인센티브가 있지만 부족하다"며 "최근 금리는 인상되는 분위기인데 법정최고금리는 내려가는 추세여서 흑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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