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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금융키워드]저축은행 "퇴직연금 시장 잡아라"

  • 2018.12.21(금) 16:49

퇴직연금에 저축은행 정기예금 편입 허용
금융지주계열·대형저축은행 상품 출시
퇴직연금 시장 '메기' 기대…업계내 양극화 심화 우려도

금융회사들이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내년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올해도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았지만 내년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이자 장사란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신용카드사는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사면초가다. 보험사도 성장정체를 극복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사들의 내년 과제를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내년 저축은행들은 새로 개방된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실한 먹거리를 챙기겠다는 각오다. 가계부채 대책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저축은행 예금상품을 퇴직연금에 편입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이후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판매가 시작됐다.

◇ 금리 연 2.5% 이상 상품 잇따라 출시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금리는 확정기여형(DC/IRP) 2.5%, 확정급여형(DB) 2.6%다.

OK저축은행도 퇴직연금 상품 판매를 본격 개시했다. OK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는 확정기여형(DC/IRP) 2.5%, 확정급여형(DB) 2.6% 수준으로 SBI와 같다.

이밖에 금융지주 계열인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등도 연 2.5~2.7% 수준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고 고객을 모으고 있다.

시중은행 퇴직연금 상품 금리는 평균 연 1%대다. 금리 경쟁력이 있어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는 설명이다.


아직 초기다보니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내놓은 곳은 많지 않다. 하지만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준비하는 곳은 많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후순위채 공모가 불가능해 대부분 신용평가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저축은행 상품이 퇴직연금 운용자산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BBB-'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올해 4분기에만 24개 저축은행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았다. 모두 'BBB-' 이상을 받으면서 향후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의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주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이 모회사의 지원가능성을 이유로 높은 등급을 받았다. 신한과 KB, NH, 하나, NH, BNK 등은 A등급을 받았으며 키움과 한화, 한국투자, SBI 등은 'A-'를 받았다.

저축은행중 유일한 상장사인 푸른저축은행은 'BBB+' 등급을 받았으며 OSB와 유안타, 유진, JT, 페퍼 등도 'BBB+'를 받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 시스템 상 금융지주 계열이 아니면 'A' 등급 이상을 받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현재 신용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은 모두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운용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경쟁력이 있지만 관건은 저축은행의 신뢰회복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가입고객은 대부분 안정 성향이다.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을 고른다는 얘기다. 아직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기억하고 있을 고객들에게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중은행보다 신뢰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럴수록 시장에 빨리 진입해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며 운용이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 계열과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 중소형 저축은행은 적정 신용등급을 받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며 "퇴직연금 정기예금의 판매가 활발해진다면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퇴직연금시장 '메기' 기대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허용한 것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비판 때문이다. 과거 퇴직연금에 편입할 수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은 은행법상 은행의 예·적금만 가능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높은 금리를 무기로 '메기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메기효과란 미꾸라지들 사이에 메기를 풀어 미꾸라지들의 생존력을 높이는 것처럼 강한 경쟁자를 투입해 다른 경쟁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2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2% 수준이다. 원금 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신한은행만 수익을 거두고 나머지는 모두 손실을 입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에게 저축은행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했고 가입자가 저축은행 상품 가입을 요구할 수도 있도록 했다.

한편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성을 넘어서 수익률로 경쟁하려면 이번 저축은행 상품 편입 허용과 같이 다양한 상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경쟁이 퇴직연금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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