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규모 희망(명예)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력을 줄여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고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 신입행원 채용은 희망퇴직의 1.7배를 기록했다.
◇ 5대 시중은행, 올 희망퇴직 2048명-신규채용 3550명
3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5대 시중은행의 희망(명예)퇴직은 총 2048명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31일자로 597명이 회사를 떠났다. 농협은 임금피크제 예정자인 1962년생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이번 신청에서는 610명이 접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534명이 퇴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준정년 특별퇴직을 단행했다. 준정년 특별퇴직은 만 40세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만 15년 이상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관리자급 27명, 책임자급 181명, 행원급 66명 등 총 274명이 퇴직했다. 지난해에는 임금피크제 대상 207명이 퇴직했다.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8일 파업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시기와 성과급 등을 두고 대립해 왔다.
국민은행은 올해초에만 400명이 퇴직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희망퇴직을 검토했지만 실행하지 못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사갈등으로 임금피크 진입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상자가 나와야 보상에 대한 내용도 정해지는데 현재로선 논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70명이 희망퇴직 했다. 지난해 조건 미달로 신청 못한 직원에 기회를 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감원 개념보다는 임금피크 대상자들에게 퇴직 이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기회를 준 것"이라며 "직원 자율적 의사에 따르는 것으로 구조조정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 700명이 희망퇴직 했다. 1월에는 이례적으로 전 직급을 대상으로 해 통상 300명 수준이던 희망퇴직자가 700여명으로 늘었다. 내년 1월쯤 추가 희망퇴직이 예상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수요가 있기 때문에 내년 초에 진행된다"면서 "새로운 고용창출 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신입행원 채용 수는 3550명으로 희망퇴직 인원 수의 1.7배에 달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정부의 메시지가 더해져 신규채용을 늘리고 있다.
가장 많이 신입행원을 채용한 곳은 신한은행 900명이다.
이어 농협은행이 780명을 채용했다. 원래 상반기 350명, 하반기 450명 총 80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하려고 했으나 나머지 20명은 내년 초 IT전문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750명, 국민은행 620명, 하나은행 500명을 채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