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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금융키워드]저축은행 '영토확장의 꿈'

  • 2018.12.24(월) 14:48

저축은행, 캄보디아·인니 등 신남방지역 진출 잰걸음
국내 규제강화와 대부업 청산·현지 높은 성장성 등 배경
업계 "현지 정책 불확실성 어려움, 우리 정부 적극 지원"

금융회사들이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내년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올해도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았지만 내년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이자 장사란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신용카드사는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사면초가다. 보험사도 성장정체를 극복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사들의 내년 과제를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캄보디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ASEAN) 국가와 인도 등 1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신남방 정책은 현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한 의제 중 하나다. 은행을 비롯 금융사들도 신남방 지역에 앞다퉈 진출하며 새로운 시장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도 주요 관심사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년에는 신남방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이 더 활발하게 모색될 것이란 전망이다.

◇ J트러스트, 내년 5월 캄보디아 상업은행 인수 마무리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을 계열사로 둔 J트러스트그룹이 캄보디아 상업은행인 'ANZ 로얄은행'(ANZR) 인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J트러스트는 ANZ 로얄은행 지분 55%(41만2500주)를 ANZ Funds Pty(ANZF)로부터 취득할 예정이다. 내년 5월 지분 인수를 목표로 현재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지분인수 승인 만을 남겨두고 있다.


ANZ 로얄은행은 2005년 설립된 상업은행으로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캄보디아 내에서 상위 1% 기업과 부유층 등 저위험 시장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하는 곳이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 15개 지점을 보유중이며 지난해 캄보디아 은행업계에서 총자산 순위 7위를 기록했다.

국내 저축은행이 캄보디아 시장을 찾는 이유는 모바일결제와 핀테크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금융과 정보통신 인프라는 취약한 상태지만 평균연령이 젊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캄보디아의 금융회사는 123개(상업은행 37개, 특수은행 15개, 소액금융회사 71개)로 알려져 있다.

◇ 아프로서비스, 신남방+신북방 '금융허브 빅픽처'

OK저축은행도 신남방 지역을 두고 '빅픽처'를 그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 시중은행인 디나르뱅크 인수를 위해 현지 금융감독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디나르뱅크는 1990년 설립돼 현재 14개 영업점에서 약 200명의 직원이 근무중인 금융회사다.

OK저축은행을 핵심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중국 등 신북방 지역 진출을 시작으로 신남방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중국 천진을 시작으로 심천, 중경에 현지 금융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은 러시아, 몽골과 더불어 신북방 정책의 주요 거점 중 하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어 2016년 인도네시아 안다라뱅크(현 OK뱅크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내년 디나르뱅크와 OK뱅크 인도네시아를 합병해 현지 중대형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 신남방 지역, 성장성 높아 매력적…"정부당국 적극 지원 필요"

아프로서비스그룹, J트러스트와 함께 웰컴저축은행도 일찌감치 신남방 국가에 진출했다. 웰컴저축은행이 속한 웰컴금융그룹은 지난해 라오스에 리스사를 설립해 중고차와 오토바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4년에는 필리핀에, 2008년엔 캄보디아에 소비자금융업을 하는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신남방 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신남방 국가의 높은 성장성이다.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ASEAN, 아세안)은 지난해 평균 경제성장률 5.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국가들이 향후 10년 동안은 5%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1%였으며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 등이 내다보는 올해 전망치는 2%대 수준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신남방 진출의 또 다른 이유는 OK와 웰컴 등 대부업을 기반으로 한 저축은행들이 속속 대부업을 청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높은 대부업을 청산하기 위해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처럼 신남방 지역 진출이 늘고 있지만 현지 사업여건이 녹록지는 않다. 금융인프라가 열악하고 관련 규정도 정립되지 않아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렵다. 높은 성장성이 주목받다 보니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난방 지역은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소비자금융에 대한 노하우는 저축은행을 따라올 곳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지 기업에 대한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위해 우리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도움이 절실하다"며 "현지 당국의 규제강화에 대비한 협의채널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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