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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빗장 열렸는데…보험사 빅데이터는 비어있다

  • 2019.07.10(수) 13:49

심평원 의료관련 '공공데이터' 보험사에만 제공 안해
'금융 빅데이터시스템' 오픈했지만 보험권 활용에 한계
"타산업 결합 데이터 필요한데 관련법 국회 통과 난망"

금융당국이 건강증진형(헬스케어)보험 상품·서비스 및 인슈어테크 활성화 추진에 적극 나서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보험업계의 공공데이터 활용은 여전히 꽉 막힌 상태다.

◇ 심평원, 공공데이터 보험사 제공중지 '무기한' 

보험사는 정치권,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제공하는 의료관련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상태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KB생명, 삼성생명 등 민간보험사에 진료정보 등 표본데이터셋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국민 권익침해 논란이 일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민간보험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일체 중단했다. 해당 진료관련 정보가 보험요율이나 상품설계에 이용돼 보험가입 거절 등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 공공데이터 제공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마련하고 정보제공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내부 심의를 통해서만 공공데이터를 제공 중이다.

문제는 민간보험사는 이 길마저 막혀있다는 점이다. 심평원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는 공공데이터법에 따라 공공정보 활성화 차원에서 영리목적을 포함해 국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보험사는 심평원의 새 가이드라인 제정과 심의위 구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공공데이터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심평원은 이 사안이 시민단체나 정치권이 들여다보고 있는 '뜨거운 감자'인 만큼 정보제공 중단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심평원 빅데이터지원부 관계자는 "민간보험사 대상 공공보험 의료정보 제공에 대해 국회,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심해 공공데이터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외부기관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어 정보제공 제한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공정보임에도 보험사에만 기한 없는 족쇄가 채워진 셈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가 추진되고 산업 간 정보융합이 중요해지는 때에 특정 업권에만 공공데이터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비식별정보로 제공받기 때문에 보험가입 거절 등의 개인별 활용이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정보부족에 대한 어려움이 더 큰 상태다. 헬스케어보험 상품 등의 경우 기존에 보험사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가 거의 없는 만큼 새로운 상품개발을 위해 다량의 외부데이터가 필요한데 중소사의 경우 이같은 정보획득이 더욱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상품개발 활용 가능한 데이터 부족…"타산업 융합정보 필수"

최근 신용정보원(이하 신정원)이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오픈하면서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넓어졌지만 이도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정원이 제공하는 데이터 포맷이 정해져 있어 보험권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데다 내부 데이터와의 결합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정원의 빅데이터 인프라 시스템은 신정원이 보유한 보험, 증권, 은행 등의 신용정보 중 일부(5%)를 샘플링해 원하는 사람들에게 연구용 목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단방향, 즉 B2B보다 개인을 위한 B2C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필요 데이터 포맷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데이터를 받는다고 해도 내부 데이터와의 결합이 불가능한데다 신정원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외에 타산업의 데이터는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정원은 이종 산업간 데이터 결합을 위한 준비도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 법상 근거가 없는 만큼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일명 '데이터 경제 3법'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정부가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비식별정보의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법적 근거 부족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활용은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 카드사, 통신사 등의 경우 개별 고객당 한달에 모이는 정보만 수천개에 달하며 위치정보, 결제정보, 구매정보 등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정보들의 수집이 가능하지만 보험은 매달 보험료 납입정보 이외에 받을 수 있는 데이터가 없어 실제 활용 가능한 정보가 거의 없다"며 "가장 필요한 정보가 통신사, 카드사 등과의 결합정보인데 이같은 정보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정원에서 이러한 데이터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금융보안원에서 이를 인증할 경우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보를 활용할 수 있지만 법적근거가 부족과 시민단체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사실상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상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의 경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져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도 데이터 경제 3법 내 반영된 상태다.

신정원 정보분석부 관계자는 "이종산업 간 데이터 결합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경제 3법 개정을 통해 결합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신정원에서 제공하는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서도 이러한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해서 관련 데이터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빅데이터 활용을 비롯해 인슈어테크, 헬스케어보험 관련 활성화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법 개정이 당장 쉽지 않은데다 정작 필요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제한이 많아 보험권의 빅데이터 활용은 아직까지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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