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확대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자 적자점포를 통폐합하는 한편 카페, 서점, 편의점 등과 손잡고 점포 내 이색공간을 늘려 효율을 높이고 있다.
◇ 디지털·문화와 함께 하는 곳
BNK부산은행은 지난 3일 셀프브랜치(Self Branch) 학장점을 개설했다.
셀프브랜치는 STM(Self Teller Machine)과 모바일뱅킹, 태플릿 PC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받는 '페이퍼리스(서류없는), 캐시리스(현금없는) 점포'다.
셀프브랜치는 고객이 직접 모바일을 활용해 개인대출과 예금상담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고 평일 야간과 주말에도 통장개설, 인터넷뱅킹 신청, 체크카드 발급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셀프브랜치는 커피브랜드 이디야와 결합한 '카페 인 브랜치' 형태"라며 "이를 통해 체감 대기시간을 줄이고 유휴 공간 활용도를 높여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페이퍼리스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태블릿브랜치(Out Door Sales)와 창구전자문서(PPR)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지난 15일 전 영업점에 오픈했다.
KEB하나은행은 '컬처뱅크' 5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천안역점에 오픈한 컬처뱅크 5호점은 천안시 외국인주민 문화교류 지원센터와 함께 한국어 교육 및 국가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요일에는 클리닉존에서 지역 의료기관의 지원을 받아 무상으로 치과, 내과, 외과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앞서 ▲1호점 방배서래(공예) ▲2호점 광화문역(힐링서점) ▲3호점 잠실레이크팰리스(가드닝) ▲4호점 강남역(라이프스타일편집숍)을 오픈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말 은행지점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 특화점포인 주엽지점을 개점했다. 하나로미니는 은행 365코너 공간과 편의점을 연결해 단순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편의점 매장을 통해 주요 농산물, 농가공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서울의 반포와 청담, 분당WM센터에 스마트존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서교동지점은 현금, 통장, 종이가 없는 디지털점포로 운영되고 있고 디지털앰버서더가 1 대 1로 고객의 모바일체험을 돕고 있다.
BNK경남은행은 '디지털브랜치 구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경남은행은 영업점에 생체인증시스템·디지털컨시어지(지능형순번기)·디지털사이니지(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셀프출납인수도기 등 디지털 인프라를 도입해 내방 고객들에게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경남은행은 영업점 위치와 내방 고객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11월경 경남 창원 명곡지점을 '디지털브랜치 1호 시범 영업점'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도 영업점에 '디지털 브랜치'를 도입해 점포를 재편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커피, 의료 등 다른 업종과 결합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도 이색점포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말 기준 은행 점포는 총 6743곳으로 2013년 7599곳에 비해 11.3%(856곳)이 줄었다.
자동화기기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2016년 4만3710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4만600개, 2018년 3만8335개로 감소했다.
현금인출기(CD)는 찾아보기 어렵다. 2013년 2365개였던 CD기는 지난해 70개로 줄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 이용률은 떨어지는데 건물임대료, 인건비 등 관리비로 인해 적자인 점포를 계속 운영할 수는 없다"며 "점포 통폐합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