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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소통' 리더십 앞세워 광폭 행보

  • 2020.06.15(월) 16:14

사모펀드 투자자들과 직접 면담…은행장 최초
코로나19 중기 지원도 현장 중심…지원액 최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소통' 리더십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현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해부터 금융권을 달구고 있는 사모펀드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 선제적으로 해법을 제시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자금 지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디스커버리펀드의 투자피해자들이 판매처인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디스커버리펀드 투자금을 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선 8일 윤종원 행장은 이들과 직접 면담해 이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사모펀드 피해자들과 직접 만난 윤 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8일 디스커버리 사모펀드 투자자들과 직접 면담했다. 지난해 DLF(파생결합증권) 사태 이후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사모펀드 논란과 관련해 주 판매처인 은행의 장이 투자자들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커버리 사모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사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한 사모펀드로 미국의 자산운용사 DLI가 국내에서 투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설정됐다. 이 중 기업은행이 판매한 펀드는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등 두 가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미국 DLI가 해당 펀드의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 가치 등을 허위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고,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은 동결, 환매가 중단됐다. 환매가 중단된 금액은 핀테크펀드 695억원, 부동산 펀드 219억원 등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그간 운용사의 상황을 꾸준히 점검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 해결을 위해 은행 2인자인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투자상품 전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운영해왔다.

윤 행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기업은행 이사회는 11일 핀테크펀드 투자자들을 위해 선(先)가지급 후(後)정산안을 마련키로 결정했다. 선가지급 비율은 최초 투자원금의 50%다.

일단 고객들에게 50%의 투자금을 선지급한 후 앞으로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환매 중단된 펀드의 최종 회수액과 최종 보상액을 결정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의 결정도 적극 수용해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은행 한 관계자는 "DLF, 라임, 디스커버리 펀드 등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얘기치 못한 손실이 연이어 발생했고, 은행들 역시 보상 의지는 내비치고 있지만 은행장이 직접 투자자들과 만난 건 높게 평가할만하다"면서 "진정한 소통은 내부는 물론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 중소기업 지원도 현장서 진두지휘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윤 행장은 지난 2월 19일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경기도 시흥, 전라도 광주 등을 찾아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코로나19로 자금 경색에 빠진 중소기업들을 위해 은행장이 한 번이라도 현장을 찾은 경우는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손병환 농협은행장 정도다. 

그러면서 기업은행도 발 빠르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정책금융상품, 소상공인 대출 포함) 대출 증가액은 13조 6896억원으로 주요 은행 평균 증가액(4조)의 3배에 이른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기업은행만 단독으로 내놓은 소상공인 초저금리대출 7조 8000억원을 제외해도 은행 평균을 웃돈다. 이 역시 한도를 1조 2000억원→5조 8000억원→7조 8000억원으로 꾸준히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은행권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다른 은행보다 취급 실적이 높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행장이 현장을 찾은 이후 은행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라며 "기업은행의 코로나19 지원 실적엔 윤 행장의 소통행보도 분명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코로나19 특별대출 프로그램 한도를 대폭 확대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안전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과 실물경기 회복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적기에 정책금융이 지원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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