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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요양병원 입원비 분쟁, 실손보험으로 번지나

  • 2021.03.09(화) 10:35

금감원 '암환자 요양병원 입원시 실손보험 소송' 현황 파악
암보험 쟁점과 상관없는데…보험사들 불똥튈까 '전전긍긍'

암환자들과 요양병원 입원비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암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기간 이뤄진 실손보험 소송 건에 대해 현황파악에 나섰기 때문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금감원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암환자들의 요양병원 입원 관련 실손보험 소송건에 대해 ▲소송 건수와 ▲주된 쟁점 ▲소송 결과 등에 대해 빠짐없이 제출토록 요구했다.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실손보험 분쟁은 여러 갈래가 있다. 일부 소송건은 암수술 이후 완치시점 판단이 쟁점이다. 완치 판정이 내려진 후에도 요양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가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승소와 패소, 조정결정 등 결과도 다양하다. 또 요양병원 입원 중 장기간 도수치료를 받는 등 질병과 전혀 상관없는 불필요한 치료를 받자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요양병원 퇴원 시 약제비를 입원의료비가 아닌 통원의료비로 처리해 실손보험금을 과소지급하자 소비자 민원과 함께 소송이 제기된 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의 경우 입원의료비는 한 번에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하지만, 통원의료비는 하루 최대 30만원까지만 보상한다.

문제는 실손보험은 소송 건수가 많지 않은 데다 특별한 쟁점도 없어 금감원이 굳이 조사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데 있다. 실손보험은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지출한 환자의 실제 의료비 손해를 보장하는 만큼 암의 직접치료 여부 등을 따질 필요가 없고 보장 범위도 더 넓다. 이 때문에 소송 건수도 각 사별로 1~2건, 많아도 5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선 금감원이 최근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와 분쟁조정 조직 확대 등과 맞물려 암보험 분쟁 이슈를 실손보험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시그널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암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일당 분쟁과 관련해 금감원의 보험금 지급권고를 잘 따르지 않거나 종합검사 결과에 따른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서는 등 이른바 금감원의 '말발'이 먹히지 않는 보험사들이 늘어나자 우회적으로 압박 수단 찾기에 나선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암환자 요양병원 분쟁은 약관상 '암의 직접치료 목적' 여부가 쟁점이다. 보험사는 이를 엄격히 해석해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려는 반면 소비자들은 암으로 입원한 경우 포괄적 치료목적으로 보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은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하라며 민원 제기와 소송을 비롯해 400일 넘게 본사 앞 등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청구원인과 무관하게 관련된 소송은 모두 제출하도록 했다"면서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 암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대부분 보험금을 받았을 텐데 별도로 조사에 나선 건 암보험 분쟁조정 시 이용하거나 이와 연결해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 급등과 함께 일부 보험사들이 요양병원 퇴원 시 약제비를 입원의료비가 아닌 통원의료비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관련 민원이 늘어나자 이를 사전에 제어하기 위해 전체 현황 파악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암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일당 보험금과 실손보험은 다른 차원이어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암보험 관련 분쟁에 도움이 될 여러 판례들을 모으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암보험 분쟁을 실손보험으로 확대하진 않겠지만 관련 분쟁에 있어 유리한 판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히 관련 민원이 크게 늘었거나 암보험 분쟁과 연결성 있게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쟁 과정에서 보험사들이 불리한 사례들을 내놓기 꺼리기 때문에 실손보험 관련 내용을 차후 분쟁조정 시 참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손보험은 질병치료 목적인 경우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만큼 암의 직접치료 여부를 쟁점으로 하는 암보험 분쟁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다만 최근 요양병원에서 면역치료가 늘고 있는데 실손보험은 질병치료 목적이 아닌 피로·권태나 영양제 등은 면책사항이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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