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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새 수장들 '디지털 혁신' 한 목소리 까닭은

  • 2021.04.02(금) 16:38

미래·하나금투·교보·KTB 등 4개사 대표 교체
모두 취임사 등 통해 디지털 혁신 강화 역설

금융투자업권에 불고 있는 '디지털 혁신' 바람이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새롭게 수장을 맡게 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나같이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련 경영 활동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왼쪽부터 김재식 미래에셋증권 대표,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이창근 KTB투자증권 대표./사진=각 사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등 모두 4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5년 연속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각자대표를 맡고 있던 조웅기 부회장이 물러나고 김재식 혁신추진단 사장이 새롭게 대표이사를 맡아 최 수석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구성했다.

김재식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 미래에셋생명에서 자산운용부문 대표와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자산운용 전문가다. 2년 전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로 넘어와 혁신추진단을 이끌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 내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가로 꼽히는 이은형 글로벌 부회장을 새로운 사령탑에 앉혔다. 1974년생인 이은형 대표는 금융업권에서 보기 드문 40대 CEO로 증권사 대표이사 가운데 최연소다. 젊은 나이에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과 중국 민생투자그룹 부회장을 맡는 등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부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도 이번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교보증권은 업계 대표 장수 CEO로 유명한 김해준 대표가 13년 만에 물러나면서 그 빈자리를 이석기 전 교보생명 부사장이 채웠다. 이석기 대표는 교보생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재무실장과 투자사업본부장, 자산운용담당 등을 맡았고 올 초 교보증권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KTB투자증권은 최석종 대표가 사내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후임으로 이창근 투자은행(IB) 부문 대표가 대표이사에 올랐다. 농협중앙회와 키움증권 등을 거친 이창근 대표는 KTB투자증권 설립 초기인 2009년 회사에 합류해 채권, 법인영업과 IB 대표 등을 맡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4명 CEO 모두 취임과 동시에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점이다.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임직원에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가장 먼저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실을 다지며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혁신의 방향과 속도를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자체적인 디지털 자산관리 체계와 솔루션 개발 등 디지털 혁신에 집중하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디지털 혁신과 구성원들의 지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실무적 역량과 인사이트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인적 자산을 강화하자"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경우 아예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적임자를 발탁한 케이스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기존 비즈니스를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자'를 올해 목표로 정한 만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 대표는 교보생명 부사장 출신으로 경영지원총괄부터 투자와 운용까지 금융 전반의 경력을 두루 갖춰 이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마이데이터, 벤처캐피털 투자 등의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창근 KTB투자증권 대표는 사내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사업 투자 등을 강화하면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재식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본인이 맡은 자산운용 관련 분야에 집중하면서 최 수석부회장과 발을 맞춰 회사의 디지털 혁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더불어 전체 금융업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라며 "미래 생존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새롭게 수장을 맡게 된 증권사 CEO들은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더불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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