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을 계기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급부상하면서 증권사들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IRP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이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수수료를 대폭 낮추면서 고객 모으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일 유안타증권은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가입한 IRP계좌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퇴직금 입금 시 총 수수료를 합산해 연 0.1%만 수수료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모든 퇴직연금 사업자와 비교해 최저 수수료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IRP는 장기간 이용하는 계좌인 만큼 매년 발생하는 수수료가 수익률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입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또 수수료 인하를 기념해 6월30일까지 자사 IRP 계좌 최초 신규 가입, 타사 IRP계좌 이전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 쿠폰을 주는 이벤트도 벌인다.
IRP 고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유안타증권뿐만이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까지 진행하는 이벤트 기간에 자사 IRP와 개인연금에 신규 가입하고 연금펀드를 일정 금액 이상 순매수하는 고객에게 커피 쿠폰과 모바일 상품권 등을 지급하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자사 영업점 계좌로 일정 금액 이상 IRP를 가입하거나 타사에서 계좌를 이전하는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커피 쿠폰과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했다.
증권사들이 IRP계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이후 퇴직연금 시장의 뚜렷한 지각변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과열, 저금리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퇴직연금 시장의 무게 추는 은행·보험사들이 잡고 있는 확정급여(DB)형에서 점차 증권사들이 주도하는 확정기여(DC)형, IRP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IRP 적립금은 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DB형(+11.5%)은 물론 DC형(+16.0%)보다도 훨씬 많이 늘었다.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IRP를 찾는 투자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심수연 자본연 선임연구원은 "올 들어 시행 중인 퇴직연금제도 간 이전 간소화 등에 힘입어 DC형과 IRP의 적립금 증가폭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과 근로자들이 수익률 비교 등을 통해 거래하고자 하는 금융회사로 대거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