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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암보험 드는데 상해사망은 기본 왜?

  • 2021.09.11(토) 07:30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김미리내 기자가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암보험에 가입하려던 A씨는 보험설계사가 뽑아온 설계 내용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가입하려는 건 암보험인데 '상해사망' 1억원이 기본담보로 들어있어서다. A씨는 사망담보를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설계사는 기본담보여서 뺄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담보를 빼면 가입 자체가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암보험 혹은 뇌, 심장질환에 대한 진단비나 수술비를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하려다가 A씨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를 더 찾아보기 힘든데요. 

그렇다면 암보험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망담보를 반드시 함께 가입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설계사에게 물어봐도 '보험사 지침이 그렇다'라고만 해 답답합니다. 오늘 보푸라기는 소비자에게 '강제조건'처럼 느껴지는 상해사망 담보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보려 합니다. 

스코어링이 뭐길래?

A씨처럼 어떤 보험에 가입할 때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기본연계조건'이라고 합니다. 암과 같이 발생 위험이 높은 특정담보를 가입하려면 '기본담보'로 꼽히는 상해사망이나 사망 관련 담보를 반드시 연계해 가입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보험사는 이를 '스코어링'이라고도 하는데요. 보험사가 보험 인수 여부를 판단할 때 매기는 점수로 해석하면 됩니다. 보험사는 기본 커트라인 점수를 가지고 있는데요. 소비자가 보장받고 싶은 암 진단비나 수술비, 입원비 등만 담은 상품은 이 기준점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A씨의 설계사처럼 '가입이 어렵다'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것인데요. 암 진단비만 넣었을 때 그리고 여기에다 뇌·허혈성심장질환 진단비나 수술비를 추가로 넣으면 연계 조건이 더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사는 그 이유로 손해율을 꼽습니다. 보험사는 보험료를 정할 때 '수지상등의 원칙'이란 걸 적용해야 하는데요. 보험상품을 만들 때 보험료로 받는 금액과 보험사고로 나가는 보험금 액수가 같도록 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의 비율을 손해율이라고 하는데요. 상해사망과 같은 담보가 반드시 들어가는 이유는 보험사들이 수지상등 원칙에 따라 손해율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꼭 필요한 담보는 대부분 보험금이 많이 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손해율도 높은 게 대부분인데요. 그래서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해사망 등의 담보를 함께 묶어 손해율을 적정수준으로 낮추는 겁니다. 

보험사는 '놀이공원 입장료''택시 기본요금'과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놀이기구는 자유롭게 선택해 탈 수 있지만 일단 놀이공원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고, 택시 역시 운행거리만큼 비용을 계산하기 전에 기본요금을 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손해율이 너무 높은 상품은 유지가 어렵습니다. 보험사들이 한때 대대적으로 암보험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도 높은 손해율 때문이었습니다.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유지하고 손해율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상해사망 같은 담보를 활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스코어링, 피할 방법은 없나?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스코어링으로 보험료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스코어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회는 종종 있습니다.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특정상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보험사가 스코어링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가입하려는 보험이 신상품인지 확인해보거나 신상품이 아니더라도 판촉을 위해 스코어링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으니 가입 전에 체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스코어링은 피할 수 없어도 보험료를 일부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본담보인 상해사망 보장금액을 최소한으로 하고, '상해사망추가담보'로 나머지 금액을 빼 보장기간을 줄이는 방식인데요.

가령 보장금액이 2억원인 상해사망 보험료로 2만원을 내야한다면, 기본담보인 상해사망 보장금액은 100만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1억9900만원은 상해사망추가담보로 바꿔 보장기간을 20년 정도로 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망 보장기간이 줄어들어 상해사망 보험료를 1만5000원 정도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본래 가입하려던 취지대로 보장이 충분하거나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선택해야 합니다. 단순히 스코어링만 낮추는데 초점을 맞춰선 안됩니다. 입장료가 싼 놀이공원만 찾다가 정작 타고 싶은 놀이기구가 하나도 없으면 놀이공원에 간 이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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