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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신한라이프·KB손보 '무리한 영업' 제동

  • 2022.12.20(화) 06:09

신한라이프·KB손보 상품에 금융당국 조정 권고
금융당국 상품 판매 제동→절판마케팅으로 대응

중위권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가 지난 15일부터 '신한헬스케어암이면다암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상품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유사암(소액암) 진단비와 납입면제 범위를 일반암 수준으로 넓혔다가 금융당국의 제지를 받은 상황에서, 신한라이프가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나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선 지난 10월부터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등 유사암 진단비(보험금)를 위암 등 일반암의 20%만 지급하는 '100대 20 연계비율' 법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유사암에 걸리면 보험료를 전부 제해주는 납입면제 혜택도 없앴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유사암을 일반암으로 분류해 높은 진단비를 주고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도 그대로 제공해 고객 몰이에 나섰다. ▷관련기사 :  [보푸라기]한화생명, 9월부터 유사암 보험금 줄인다(8월 20일)

예컨대 1억원의 일반암 진담비 담보에 가입하면 다른 보험사에서는 유사암을 2000만원까지만 보장받을 수 있지만, 신한라이프에서는 일반암과 똑같이 1억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보장이 큰 만큼 다른 보험사 상품에 비해 보험료는 더 비싸다. 하지만 치료가 비교적 수월한 데다, 생존율이 높고 보험금을 더 챙겨주면서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자 금융당국이 옐로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융감독원이 유사암에 대해 일반암 수준으로 보상하는 것을 경계하며 신한라이프에 삼품 개선을 권고한 것이다. 유사암에 대한 지나친 보장은 자칫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향후 보험사 수익성 악화와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신한라이프 뿐이 아니다. KB손보 역시 이달부터 어린이보험에 '중증질환자(암) 산정특례 진단비 특약'을 붙여 팔다가 금융당국의 조정 권고를 받았다. KB손보 관계자는 "이날부터 암 산정특례 진단비 특약에 일반암과 연계조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이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손해보험사 설계사 교육자료 갈무리

KB손보가 판매하는 이 특약은 보험기간중 암 산정특례 대상으로 신규 등록됐을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100대 20 연계비율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암과 관계없이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었다. 영업현장에서는 '유사암에 걸리면 기존 진단비 담보에서 2000만원을 보장받고 암 산정특례 특약으로 2000만원을 더 받아 총 4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판매됐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연말 영업마감이 다가오면서 한 건이라도 더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특약·담보 개발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판매 중단 등 경고장을 날리면 '없어지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며 절판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부작용도 나온다. 보험사들이 '일단 팔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 주요 수익원인 장기인(人)보험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주요 5대 손보사의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 합계 추정치는 6200억원으로 지난해 추정치(640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3세대 실손의료보험 절판 이슈로 바짝 실적을 끌어올렸다면 올해는 그런 이슈도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손보사중 한 곳인 A사는 1~11월까지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 합계가 993억원에 그쳤다. 1년전 1089억원보다 96억원 줄어든 수치다. B사 관계자도 "자세한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올해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약 10%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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