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올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금융지주의 신기록 행렬에 합류했다. 다만 KB금융과 누적 순이익 격차가 2분기 3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벌어졌다.
신한지주는 27일 올해 3분기 1조11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559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조9502억원보다 20.7% 증가했다. 올 들어 매 분기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비은행 견조한 성장...디지털 강화도 집중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금융투자, 자산운용을 비롯한 자본시장 부문의 양호한 실적 덕분에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커지면서 순익 상승을 견인했다.
신한금융의 자본시장부문 순익은 3분기 누적 기준 6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7% 증가하며 전체 그룹 순익의 43%를 차지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역시 이자이익이 늘면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13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조7650억원과 비교해 20.7%나 증가했다.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개선에 따른 영향이 컸다.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50억원 대비 10.2% 증가한 6조6621억원을 기록했다. 우량기업 고객 중심의 선별적인 자산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는 6%대 관리를 목표로 가계대출 리스크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포트폴리오 조절 등 건전성 개선에 집중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조달비용 상승에도 지난 분기와 비슷한 1.4%를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익은 53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02억원 보다 14.6% 증가했다.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침체했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며 카드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는 367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9.1% 증가했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낮아졌지만 유가증권시장 호조에 따른 수혜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고객 보호를 위해 총 9개 투자상품에 대한 사적보상을 추진하며 829억원의 영업외비용을 인식했다. 3분기 이후에도 투자상품에 따른 추가 손실인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3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분기부터 실시한 중간배당을 3분기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해 3분기 주당 배당금은 지난 분기 주당 300원보다는 적은 26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성향은 4분기 결산 이사회에서 연간 손익 확정 후 결정할 계획이다.
노영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지난 분기 주주환원을 위해 금융지주 최초로 중간배당을 결정했고 3분기에도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기배당 의미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로 배당성향도 지난해 발표한 대로 30% 달성이 목표"라며 "또다른 자본정책으로 자사주 매입 역시 보유한 물량이 없어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취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금융 플랫폼 역량 강화 집중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강화도 더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고도화가 다양한 고객군으로 접점을 확대하면서 성과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노영훈 부사장은 "금융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전년말 대비 647만 명 순증하며 업권 내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면서 "디지털에 기반한 비용감소 효과로 그룹 영업경비율도 41.5%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신한금융의 주요 금융 플랫폼(은행, 카드 등) MAU는 2019년 1116만 명에서 2020년 1315만 명, 올해 3분기에는 1991만 명으로 2000만 명에 육박했다. 특히 최근 100% 온라인으로 가능한 비대면 대출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대출고객 확대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신한라이프 합병 시너지 '아직'
지난 7월 통합 출범하며 비은행 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신한라이프는 아직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라이프로 새출발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0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해 비은행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신한라이프의 3분기 순이익은 합병 전인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1285억원에서 928억원으로 27.8% 감소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순이익을 각각 합산한 지난해 3분기 1555억원과 비교하면 40.3% 감소한 수치다.
합병 전 상반기까지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이 2168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합병 이후 순익익이 줄면서 시너지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2분기 KB금융과 순익 격차를 305억원까지 좁히면서 리딩그룹 경쟁의 불씨를 살려놨던 만큼 신한라이프의 역할이 아쉬웠다는 분석이다. 신한라이프는 여전히 화학적 통합의 과정에 있어 신한금융의 인오가닉(Inorganic,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 성장 전략에 따른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를 비롯해 3분기 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에 따른 영향이 크다"라며 "7월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에 따른 합병비용(지출)도 일부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