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올해 적자의 늪이라는 긴 터널을 탈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4월 영업을 시작한지 약 4년 만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일 올해 3분기 16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2분기 3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사상 첫 분기기준 흑자를 달성한 이후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3분기까지 누적순익은 84억원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케이뱅크가 분기기준 첫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코인광풍'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상반기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발급하면서 고객을 크게 끌어모았고 이 덕에 자산규모 성장 효과도 동시에 누렸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219만명이던 케이뱅크 고객은 올해 상반기에만 400만명 가량 늘어났고, 이 기간동안 케이뱅크의 수신은 7조5400억원늘어났다.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이 11조2900억원 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상자산 열풍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주목할 점은 올해 3분기 코인광풍 효과가 사그라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가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케이뱅크는 꾸준히 고객을 끌어모으며 고객 수를 660만명으로 늘렸고 수신은 12조31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여신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의 핵심 사업인 대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는 얘기다. 올해 9월 말 케이뱅크의 여신규모는 6조1800억원으로 지난 상반기 5조9000억원보다 2800억원 늘어났다.
3분기 순익이 훌쩍 늘어난 것 또한 수신과 여신 상승에 기인한다. 올해 3분기 케이뱅크의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견줘 23%나 훌쩍 뛰었다. 수신규모가 여신규모보다 훨씬 크지만, 저원가성 예금 규모가 훨씬 더 많은데다가 대출자산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자이익 상승의 효과를 누린 셈이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여신을 더욱 늘리는 전략을 추구하며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전세대출, 사잇돌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바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여받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대출자산 증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이익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앞으로 예금, 대출상품 다양화로 예대마진 구조를 고도화 하고 수수료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사업자로서의 전환을 본격화 하겠다"며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