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주식시장 데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이르면 올해 여름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7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증권사의 제안서를 받은 후 다음달 주관사단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RFP 발송은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IPO(기업공개)의 첫 번째 단계다. 이후 IPO주관사 선정, 기업실사, 상장예비심사 청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청약 등의 절차를 거친 이후 상장이 마무리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대표주관 계약 체결 이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자금 조달 효과를 톡톡히 누린 전례가 있다. 지난해 7월 케이뱅크는 1조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구체적으로 2020년말 기준 219만명이던 고객 수를 지난해 말에는 717만명까지 끌어올렸다. 동시에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수신잔액은 3조7500억원에서 11조32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84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2017년 4월 출범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대내외 금융환경을 고려해 탄력적인 IPO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IPO 성공을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케이뱅크의 공모가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한 금융플랫폼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어서다. 실제 케이뱅크에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공모가는 3만9000원에 형성됐다. 이후 상장 첫 날 6만9800원에 마감하면서 금융대장주 자리에 오른바 있다.
뒤이어 상장한 카카오페이 역시 공모가는 9만원 이었지만 주식시장 데뷔 첫 날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고공행진 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어느정도 증명됐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라는 대형 플랫폼이 배경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비상장기업의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주식은 현재 2만7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총 기업가치는 7조7768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케이뱅크의 상장 절차는 이르면 올 여름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IPO를 위한 대표주관사를 결정한 이후, 기업실사부터 시작해 최종 상장까지는 적어도 5~6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