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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9부능선 넘은 케이뱅크…연내 성공할까?

  • 2022.09.21(수) 17:51

한국거래소, 케이뱅크 상장 예비심사 '적격'
케이뱅크 흑자전환 유지하며 성장성은 증명
얼어붙은 투심…커지는 케이뱅크의 고민

케이뱅크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 9부 능선을 넘었다. 이에 이르면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 일정을 최대한 늦춰 내년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상황이어서 케이뱅크가 원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케이뱅크, 실적 성장세 타고 상장절차 일단 '순항'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는 케이뱅크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 적격으로 확정했다. 케이뱅크가 예비심사를 신청한지 약 3개월 만이다. 

이제 남은 일정은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일정 뿐이다. 가장 큰 일정인 기관 수요예측과 청약 일정 등의 절차가 한 달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1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 상장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로는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분기 3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더니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연간 순익 347억원보다 많은 457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수신은 지난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예치금으로 기반을 다진 이후 올해 들어서는 상품 다양화로 이를 장기적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핵심 수익 영역인 이자이익의 기반도 다졌다. 

'배수진' 케이뱅크…상장 최대한 미룰까

올해 IPO에 도전했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기관 수요예측까지 마치고도 상장절차를 중단한 것과는 달리 케이뱅크는 상장을 철회할 수 없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이중 사모펀드들이 내어준 7250억원 가량의 투자지분에는 동반매도청구권이 붙어있다. 아울러 조기상환청구권 등 풋옵션 역시 조건으로 달려있다.

쉽게 얘기해 상장에 실패하면 7250억원이라는 금액을 모조리 뱉어내야 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시점에서 상장을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배수진을 친 셈이다.

케이뱅크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확장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을 온전히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케이뱅크의 자금이라는 꼬리표를 돈에 달아둬야 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이 어그러져 수천억원을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케이뱅크는 정체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현재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어 돈을 쉽게 끌어모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은행들에게 가장 호재라는 금리인상기가 도래했지만 이들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계속해서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21일 종가 기준 2만505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공모가 3만9000원보다 35.76%하락한 수준이다. 

현재 케이뱅크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 BC카드 측에서는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7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4조원 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원하는 수준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을 4배 가량으로 잡고 계산해야 된다"라며 "우리나라 주요 금융지주의 경우 PBR이 1이 넘지가 않고 카카오뱅크는 현재 2.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원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절차를 최대한 미룰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인가의 효력은 6개월간 유지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시점에 맞춰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얘기다.

이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 등을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여지는 있다"라며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케이뱅크가 상장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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