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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장이 '넷플릭스' 부러워한 이유는?

  • 2022.01.26(수) 17:25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신년 기자간담회
"비금융데이터 활용 절실…규제완화 필요"
"종합자산관리 위해 은행 부수업무 확대해야"

"넷플릭스가 굴지의 대기업이 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어야 은행산업이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도 은행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규제 완화를 위해 소통하는데 올 한해 주력하겠다는 태세를 밝혔다.

2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김 회장은 2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산업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면서 플랫폼으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을 제약하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것은 '데이터'. 은행들이 플랫폼으로의 경쟁력 확보, 맞춤형 상품 개발 등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그간 활용해오던 금융 데이터에 더해 비금융 데이터 수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자회사 간 정보공유를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해 왔다"며 "그 결과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을 지원하겠다며 은행의 겸영 및 부수 업무 완화 문제와 정보공유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은행들은 강력한 은행법의 규제 아래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어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업이 초개인화한 상품을 개발하고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려면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결국 데이터"라며 "은행도 생존을 위해서는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빅테크는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비금융 정보와 금융 정보 모두를 확보하기 쉽지만 은행은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기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의 생활 서비스 진출이나 각종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은행법 상 여신과 수신 등 고유 업무 외에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된다. 법상 명시된 부수·겸영 업무 외에는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은행법 상 부수 업무 등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은행들이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확대하고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이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상대적으로 비금융 데이터를 쉽게 얻어올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김 회장 시각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그는 최근 은행들이 집중하고 있는 자산관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히기 위해서도 은행 부수 업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재 은행 부수 업무는 여·수신 등 고유업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판단 기준을 완화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신탁, 일임 같은 각종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제한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투자일임업' 허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투자일임이란 말 그대로 금융회사에 투자에 대한 모든 것을 위임하는 것이다. 현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제외하고는 금융투자업계의 고유업무다.

김 회장은 "은행권은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에 대한 수요 증대를 고려해 ISA에만 허용되고 있는 투자일임 서비스 제공 범위를 다른 상품에도 확대할 필요에 대해 건의해 왔다"며 "전문가의 자산 배분 및 매매가 가능하도록 꾸준히 당국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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