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경제를 휘감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물가는 더 크게 오르고 경제 성장률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지표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당분간은 주요 경제지표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경제 제재 등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성장‧물가 흔들린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3%, 물가 상승률은 3.1%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른 방역조치, 글로벌 경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감안한 결과라는 게 한국은행 설명이다.
최근 발표된 숫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아닌 긴장상태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더 긴박한 상황이다. 그 만큼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한국은행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될수록 국내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국가는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데다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 글로벌 교역도 차질이 발생하는 까닭이다.
이는 수출 중심인 국내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등을 야기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10년 만에 연간 물가 상승률이 3%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두 국가의 전쟁이 지속되면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환보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으로 경제 제재가 강해지면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성장은 낮추고 물가는 오르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뿐 아니라 우려 경제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분석도 다르지 않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미지수"라며 "우크라이나발 변동성 리스크에 대해서는 당분간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고용동향‧PMI 등 발표
전 세계의 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향한 가운데 살펴볼 만한 경제 지표로는 내달 1일 발표될 예정인 중국의 2월 PMI(복합 구매관리자지수)가 있다.
중국 1월 PMI는 전달보다 1.2포인트 떨어진 51을 기록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달 2일에는 미국 ADP취업자수 변동과 4일에는 미국 고용동향 지표가 발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과 취업자 수 증가 등을 고려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만큼 고용동향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지표로는 1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2월 수출입과 4일로 예정된 소비자물가 등이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는 최근 3%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