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경제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사라졌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를 뒤덮고 있는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경제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다. 또 지난달 수출입 물가 지수와 미국과 유럽의 주요 경제 지표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 제재에 오일쇼크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면서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에도 제재를 가하면서 원유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중 하나인데, 미국이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원유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원유뿐 아니라 주요 원자재 가격 역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 불황속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다.
국내 경제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부터 매달 3%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가를 더욱 올릴 수 있는 압박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15일 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인데, 상승폭이 얼마나 확대 됐을지가 관건이다. 1월의 경우 수출 물가는 전달보다 1.4%, 전년 동월보다는 22.3% 올랐고 수입물가 역시 4.1%와 30.1% 급등한 바 있다.
주요국들의 경제지표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2월 소매판매지수(16일)와 산업생산(17일)을 발표하고, 유럽도 1월 무역수지(18일)와 2월 CPI(소비자물가지수)를 공개한다.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신호 또 보낼까
이처럼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 상황이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만큼 긴축 정책이 필요한 까닭이다.
금통위는 오는 15일 지난달 24일 개최했던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던졌다. 지난 10일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3월)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높다고 분석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여지도 존재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가 이달말 종료돼 새로운 총재 임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매파적 기조가 강했던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신임 한은 총재 성향에 따라 긴축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윤석열 당선인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이전보다 금리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정권교체시 민간 주도 경제정책을 강조하고 재정준칙 추진 등으로 시장금리 상승압력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