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작년 역대 최고의 수익성을 올린 반면, 올해 1분기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들은 재작년만 못한 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총 35개 외국은행 국내 지점(외은지점)들의 2021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총 1조14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1조2017억원) 대비 4.5% 감소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발표된 국내 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총 16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4%(4조8000억원) 늘었다. 이에 비하면 외국계 은행들 수익성이 크게 저조했던 것이다.
외은지점 실적을 요약하면 이자이익은 1조8591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5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2% 감소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5%로 전년(0.37%)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12월 결산은행 기준(3월 및 9월 결산 은행 제외 6곳 제외)으로 순이익이 가장 많았던 곳은 1631억원을 기록한 홍콩상하이은행(HSBC)이었다. 이어 △크레디트스위스 1254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BoA) 654억원 △중국공상은행 645억원 △BNP파리바 602억원 등 순이었다.
반대로 순손실이 가장 큰 곳은 폐업한 노바스코셔은행(163억원)이었고, 이어 뉴욕멜론은행(127억원), 멜라트은행(21억원), 웰스파고 (19억원) 순이었다.
외은지점의 실적을 수익방식별로 나눠보면 이자이익이 전 회계연도보다 3034억원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을 포함한 이자수익 평균잔액이 전 회계연도말 174조4000억원에서 2021년 회계연도말 184조1000억원으로 9조7000억원(5.6%) 늘고, 순이자마진(NIM)도 전년 0.8%에서 0.94%로 0.14%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다.
외환‧파생관련이익도 1조7094억원으로 전년보다 3315억원 증가(24.1%)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부채의 환산손실이 발생해 외환관련이익은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하지만 선물환 매수포지션의 평가‧매매이익이 발생하면서 파생관련이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가증권관련 손실은 컸다. 총 1조476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보다 8287억원이나 적자가 커졌다. 유가증권 보유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유가증권매매·평가손실이 커진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외은지점들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비해 외은지점의 외환‧파생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