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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몸집 줄였지만 수익성은 고전

  • 2019.06.05(수) 15:00

영업지점·자동화기기 대폭 축소
판관비 오히려 증가·순이익 감소
"비대면채널 성과·외국계 차별 전략 필요"

외국계 은행들이 몸집을 줄이고 비대면 채널 강화에 나섰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점포는 줄었지만 판매·관리비는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2~3년 전부터 점포와 자동화기기(ATM)를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채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C제일은행은 2017년 1분기 영업지점이 본점을 포함해 전국에 249곳이 있었지만 올 1분기에는 218개로 31곳을 줄였다. ATM은 감소 폭이 더 컸다. 또 2017년 1분기 1203대였던 ATM은 올해 1분기 1090대로 줄였다.

씨티은행은 2017년 1분기 133개이던 영업점을 44곳으로 대폭 줄인 상태다.  ATM도 435대에서 지난해 1분기 174대로 줄었고 올해는 2대가 더 줄었다.

이처럼 오프라인 채널을 줄였지만 판매·관리비는 늘었다.

SC제일은행의 판매·관리비는 올 1분기 2165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2070억4600만원보다 4.6% 늘어났다. 일반관리비가 늘어나면서 판관비가 증가했다. 판관비는 2017년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줄었지만 작년과 올해는 전년동기대비 늘었다.

씨티은행도 올해 1분기 판관비 19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했다. 일반관리비도 810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억원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줄었다. SC제일은행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09억원(12.5%) 줄어든 7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당기순이익 1013억9700만원, 지난해 동기 869억4700만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씨티은행도 1분기 당기순이익 601억원을 시현해 전년동기(730억원) 대비 17.7% 감소했다. 2017년 1분기는 당기순익 687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모두 낮아졌다. SC제일은행의 1분기 ROA는 0.47%(0.09%포인트 하락), ROE는 6.68%(0.70%포인트 하락)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낮아졌다. 씨티은행도 ROA는 전년 동기 대비 0.10%포인트 낮은 0.48%를, ROE는 0.40%포인트 낮은 4.05%를 각각 기록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무역과 시장변동성을 포함한 외부환경의 어려움이 반영됐다"며 "자산관리(WM)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극대화하는 등 지속성장을 위해 고객중심문화와 디지털화 가속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일반관리비용과 충당금 비용이 늘어나며 수익이 감소했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SC제일은행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채널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들 은행은 비대면 채널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2016년말 공인인증서 제거, 거래절차 간소화, 애플리케션(앱) 실행만으로 계좌조회가 가능한 '스냅샷' 서비스 등을 탑재한 '씨티모바일앱'을 선보였다. 2017년에는 고객의 무방문거래를 지원하고 지난해에는 디지털 이용 고객 확대 및 편의성을 위해 0초만에 회원가입이 가능한 간편회원가입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달 중에는 씨티 모바일 앱을 통해 이벤트와 맞춤 서비스를 안내하는 혜택 알림 기능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내년까지 신규 고객의 80% 이상을 디지털 채널로 유치, 고객의 80%를 디지털채널 적극 이용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스마트폰 키보드 간편송금서비스인 '키보드뱅킹', 공인인증서 없이 비대면 실명인증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금융플랫폼 '셀프뱅크(Self Bank)', 더 간편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펀 서비스', 단축키로 30초 만에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외환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려하는 시선은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영업점포를 대폭 줄이고 비대면채널 강화에 나섰지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채널 유치가 힘들고 국내 영업환경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외국계 은행만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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