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태영그룹을 향해 진정성 있는 자구계획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태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를 포함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이 있어야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오는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채권단회의를 앞두고 태영그룹이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추가자구안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9일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수단을 전부 내놓더라도 기업을 살리겠다는 오너의 헌신이나 (채권단으로부터) 확신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이 내놓는 추가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날(8일) 태영그룹은 채권단이 요구했던 태영건설 앞으로 890억원을 지원하며 앞서 제출한 자구계획을 이행했음을 알렸다. 여기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함께 추가 자구계획 마련을 위해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에선 윤세영 창업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을 통해 태영건설을 살리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원장은 "금융채권단 입장에선 불신이 쌓이는 상태에서 기업이나 오너 일가가 해당 기업(태영건설)을 실제 살릴 수 있고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믿음을 더 강하게 줘야 워크아웃 정신에 맞는 원칙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간담회 참석 전후 기자들과 만나 SBS 지분 담보가 추가 자구안에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말 진정성 있는 자구안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의 계획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국민과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SBS 지분 담보는 태영그룹 측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대주주가 워크아웃 성공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태영그룹은 이날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SBS 지분 담보 등이 담길지 주목된다.
한편 이 원장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 직접 지원이 아닌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연대 채무를 상환한 것과 관련해 윤세영 창업회장을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태영건설 채무 재조정을 논의하는 가운데 해당 채권의 본채무 관련된 보증채무 청구가 티와이홀딩스에 집중되는 상황이라 (태영건설의) 유동성을 일부 유보한 것이 있다는 입장을 들었다"며 "특정 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은 (워크아웃) 대상 기업만의 문제자라기보다 전체 그룹 유동성을 함께 봐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