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고환율에도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양호한 수준으로 방어했다. '리딩지주' KB금융이 가장 높은 13.51%를 기록했고 우리금융은 가장 낮지만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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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때마다 CET1 비율은 순이익 못지않은 단골 관심거리다. 건전성 지표이자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이어서다. 당국의 CET1 비율 권고치는 13%대다.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 수치다. 13% 이상을 달성한 지주사들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배당 등을 진행한다.
CET1 비율을 높일수록 주주환원 기대치도 함께 상승한다. 하지만 올해는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고환율로 전년 대비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지주사들은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변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보다 21원↑…1분기 CET1 13% 아슬아슬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오른 1453.4원에 마감했다. 올해 가장 낮았던 1426.2원(1월24일)보다는 30원 가까이 뛰었다.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 비율은 2~3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환율이 10원 이상 뛴 건 올해 들어서만 네 번이다. 이후 소폭 하락하며 올해 첫 거래일 기록인 달러당 1471.5원보다는 약 20원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1500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남아있다.
신한금융(13.03%)과 하나금융(13.13%)은 지난해 말 CET1 비율 13%를 가까스로 넘겼다.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원·달러환율 평균(1455.79)은 지난해 12월 평균(1434.42)보다 21원 이상 올랐다. 이후 더 상승하면 당장 이번 1분기 13% 유지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환율 고공행진에…금융지주사들 주주환원 어쩌나(2025.01.09)
신한금융은 올해 13.1% 달성이 목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13%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강도 높은 재무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모두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고 위험가중자산대비이익률(RoRWA) 중심의 질적 성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2%대에 머무른 우리금융도 13%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관리하면서 CET1 비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목표 수준 이내로 통제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