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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까다로운' 보험사 기본자본 킥스…비율 관리 '킥'은

  • 2025.03.18(화) 08:00

기본자본 킥스 도입…확충 난이도 높아
공동재보험·계약재매입 등 요구자본 줄여야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본 질을 높이기 위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기준 합리화를 추진한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새로 도입해 자본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그 동안 보험사들의 재무 안정성이 제고된 만큼 (일반)킥스 비율 권고기준은 하향 하기로 했다.

보험사들 입장에선 킥스 권고기준이 낮아지면서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 확충 필요성이 줄어든다. 반면 기본자본 킥스가 도입되면서 기본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보험사들이 집중했던 보완자본에 비해 기본자본 확충이 어렵다는 점에서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선 요구자본 축소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본자본 킥스, 일반 킥스와 뭐가 다를까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기본+보완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보험금)과 현재 보험사가 어느 정도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통해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은 150%이다.

금융당국은 이 수준을 150%에서 130~140%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종목 추가 허가시 킥스 비율과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요건 등이 낮아질 전망이다. 준수해야 할 자본비율이 낮아지는 만큼 보험사 경영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기본자본 킥스 도입이 보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으로 기본자본 킥스를 도입하는 것은 새 회계제도와 지급여력제도 도입 후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하락한 탓이다. 새 제도 도입 전과 도입 후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12.5%포인트 급락한 반면 킥스 비율은 0.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후순위채 등 자본증권 발행으로 보완자본을 확충해 킥스 비율 하락을 방어하면서 반대 급부로 기본자본 확충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당국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사의 재정 건전성과 경영실태평가 등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내리는 조치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 진행 시 기본자본 킥스 비율도 모니터링 대상으로 추가해 적극 관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보험사들 입장에선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란 더 강력한 규제가 얹힌 상황이다.

특히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향후 보험사들의 배당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에선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과 함께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을 주요 재무 건전성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상장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이 일정 수준(13%) 이상일 경우 남는 재원을 배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련기사: 분기말 앞두고 환율 '조마조마'…금융지주 CET1 사수 진땀(3월1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CET1비율 중요성이 커지는 것처럼 보험사들도 기본자본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자본 확충' 만으로는 한계…요구자본 관리 필수

보험사들이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관리하려면 보완자본이 아닌 기본자본을 늘려야 한다. 유상증자와 이익잉여금 증대 등이 대표적인 기본자본 확충 수단으로,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에 비해 확충 난이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기본자본(분자)을 늘리는 방안 뿐 아니라 요구자본(분모)을 축소시키는 전략을 통해 기본자본 킥스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금융지주들도 배당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자이익 증대를 비롯한 순이익 성장 뿐 아니라 리스크가 낮은 대출 중심으로 여신영업 전략을 변경하는 등 RWA 축소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정책금융기관(국책은행 등)뿐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첨단전략산업 금융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사업 투자 시 위험가중치를 하향하는 것 역시 RWA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지난 2020년 새 회계제도 도입과 함께 보험사 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동재보험 출재를 도입했다. 공동재보험은 위험 보험료와 저축·부가보험료까지 재보험사에 출재해 금리와 해지 리스크 등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것으로 보험사들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요구자본 축소)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후순위채 발행(3000억원)으로 보완자본 확충, 공동재보험 출재(3700억원)를 통해 요구자본을 줄이는 전략으로 킥스 비율 하락을 방어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 킥스 비율은 154.7%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에선 동양생명을 포함해 3곳 정도가 공동재보험 출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동재보험 도입 후 거래건수가 9건에 불과하는 등 실적이 저조하자 금융당국은 일임식 자산유보형 거래를 도입,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 보험회계 관계자는 "킥스 비율을 관리하려면 기본자본 관리 뿐 아니라 요구자본을 줄이기 위한 내부모형이나 위험계약 재매입 등의 방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요구자본 축소 방안을 고민하는 게 각 회사의 리스크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기적으로 더 나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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