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찬진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14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했다. 경제관료·민간·학계 등 숱한 하마평을 뒤로하고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이 수장에 오르자 금융권이 뒤숭숭하다.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가계부채 관리, 불공정거래 척결, 금융소비자 보호 등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인사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원장은 최근까지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아 보건복지·여성·고용 등 사회정책 전반을 담당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지만, 이렇다 할 금융 분야 경력은 없다.
이렇다 보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등에서 이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이력이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전임 이복현 원장과 법조계 출신이자 대통령 측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 코드 맞추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쓴소리도 적잖다.▷관련기사 : 이 정부 첫 금융위원장·금감원장 인사가 의미하는 것(2025.8.13)
'비판과 기대' 교차하는 금감원
예상밖 인물이 수장에 오른 만큼 금감원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현재로선 금융 전문성이 떨어지는 금감원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비경제관료 출신인데다 금융 경력이 비교적 미비하다보니 정치적 낙하산 인사라는 점이 훨씬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과 금융산업에 대한 실무 경험이 부족해 금감원이 정치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쪽에선 '실세 원장'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이다보니 정책 결정 과정에 금감원 의견이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과거 이 전 원장도 전 정부 출범과 함께 금감원장으로 취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관치 논란과 월권 잡음도 있었지만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힘겨루기에서 우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원장이 금감원처럼 큰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은 사실상 전무한 만큼 그립을 더 세게 잡을 수도, 또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전 원장의 경우 72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어린 가운데 '연공서열 타파'와 '세대교체'를 강조하며 젊은 직원들을 관리자로 중용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국·실장급 직원들이 대거 대기발령하기도 했다.
반면 이 원장은 신중한 성향의 인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원장도 취임식 후 기자실을 방문해 "의외로 과격한 사람은 전혀 아니다"라며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만한 어떠한 액션도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출 발언과 강한 권한 행사로 논란을 빚었던 전임자와 달리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는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성 뒤 유연 인물…새 원장 행보는
이 원장은 금감원장으로서 독자적인 색채를 드러내기보다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금융권의 지원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민변과 참여연대 활동 이력을 고려하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한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금감원도 매우 민감한 상황이다. 특히 금감원은 공개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직 개편이 무산되면 이 원장은 현 금감원 체제 내에서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취임 초기인 만큼 아직 그의 리더십과 성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 안팎의 시각이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강성 성향의 원장 뒤에는 대체로 유연한 성향의 인물이 왔다"며 "신임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고 대외 조율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