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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대성홀딩스 김영훈, 옛 경북가스 주식 265억 챙긴 비결

  • 2024.02.15(목) 07:10

[중견기업 진단] 대성홀딩스③
알앤알 등 2곳 255억 출자…우회장치 활용
경북가스 50% 만으로 출자금 뽑고도 남아
실적반전 배경…2차례 22억, 243억 현금화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 던가. 적잖은 ‘캐시(Cash)’를 챙겼다. 오너가 무소불위의 계열 장악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챙긴 부산물(副産物)은 그만큼 알찼다. 김영훈(72) 대성홀딩스 회장 얘기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묻어두기엔 아까운 얘기다. 한때 개인회사였던 현 대성청정에너지에 감춰져 있다. 

2010년 예기치 않은(?) 차익실현 기회

경북가스의 후신(後身) 대성청정에너지는 경북 안동·영주·예천을 공급권역으로 하는 도시가스업체다. 지주회사 대성홀딩스의 100% 완전자회사다.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거버넌스워치] 대성홀딩스 ②편’을 복기하면, 김 회장이 2000년 12월 옛 대구도시가스(현 대성에너지) 독자경영에 나선 이후 초기 절대권력을 쥐는데 우회장치로 십분 활용했던 개인회사는 알앤알(R&R)과 더불어 경북가스다. 

대구가스 최대주주로서 39.9%의 개인지분 말고도 이 두 곳 역시 1대주주로서 99.83%, 49.72%를 보유했다. 이에 더해 알앤알(49.58%)→경북가스(16.78%)→대구가스 출자고리를 통해 도합 56.68%의 지분으로 간판 계열사 대구가스를 장악했다. 2009년 10월 지주 전환 전까지 유지됐던 지배 체제다. 

다단계 계열 출자구조를 형성하는 데 개인회사들이 초기 주식 확보에 적잖은 자금을 투입해야 했던 터라 김 회장이 이 두 곳에 집어넣은 개인자금도 제법 됐다. 2001~2007년에 걸쳐 알앤알 185억원, 경북가스 70억원 도합 255억원이다. 알앤알 또한 경북가스에 70억원을 출자했다. 

2010년 6월 김 회장에게 예기치 않은(?) 차익실현 기회가 찾아왔다. 경북가스 주식에서다. 앞서 2009년 10월 지주 전환을 위해 대구가스에서 도시가스 사업부문이 분리되면서 신설된 100% 자회사(물적분할) 현 대성에너지(신설)가 주식시장에 재상장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당시에는 지주사 대성홀딩스(존속)가 핵심 사업분야인 도시가스 2개 계열 중 대성에너지만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의존도가 컸던 터라 경북가스도 자회사로 편입하라는 한국거래소의 주문이 있었다.   

문제가 있었다. 경북가스 소유의 대성홀딩스 지분 16.78%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공정거래법은 자회사가 손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주회사 지분도 예외가 아니다. 경북가스가 홀딩스 주식을 정리해야 했다. 

대성청정에너지 주주변동

265억…2개 개인회사 투자금 뽑고도 남아

2010년 8월 경북가스를 둘로 쪼개 해소했다. 사업부문 현 대성청정에너지(존속)와 투자부문 대성인베스트(신설)로 분리, 대성홀딩스 지분을 대성인베스트로 옮겼다. 당시 분할이 기존 주주 지분율대로 주식을 나누는 인적분할인 까닭에 김 회장과 알앤알은 변함없이 두 곳의 양대 주주로 있었다. 

다음으로 대성홀딩스가 대성청정에너지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분 50%를 112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김 회장이 22억원(9.72%), 알앤알이 90억원(40.28%)의 현금을 쥔 게 이 때다. 

2017년 11월에 가서는 나머지 50%도 전량 털었다. 현재 대성청정에너지가 대성홀딩스 100% 자회사로 있는 이유다. 당시 김 회장과 알앤알이 챙긴 돈이 243억원(40%), 91억원(10%)이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은 265억원을 가져갔다. 대성인베스트 지분 즉, 김 회장 지배기반의 한 축은 온전히 둔 채 대성청정에너지 주식만으로 기존 2개 개인회사의 투자금(255억원)을 뽑고도 남았다는 계산이다. 알앤알 또한 출자액(70억원)의 2배를 훨씬 웃도는 152억원을 챙겼다. 

대성청정에너지 재무실적(2002~2016년)

오너사 된 뒤 변신…배당수입도 36억

바꿔 말하면, 대성청정에너지가 오너사(社)가 된 뒤로 180도 딴판으로 변신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거버넌스워치] 대성홀딩스 ②편’에서 얘기했지만, 김 회장이 전신(前身) 경북가스의 1대주주로 올라섰던 때가 2004년이다. 

사실 이전에는 대구가스, 서울도시가스, 대성산업 등 대성 주력 3개사의 각 33.33% 출자로 1997년 7월 설립됐다. 이 중 서울가스 지분을 2001년 7월 김 회장이 20만원에 인수한 뒤 2004년 70억원을 출자해 49.72%를 확보했던 것. 알앤알 49.58% 또한 2003년 말 대구가스로 부터 1000만원에 넘겨받은 뒤 70억원을 추가출자한 데서 비롯됐다. 

대성청정에너지는 2002년 매출 86억원에서 2003년 215억원으로 껑충 뛰며 부쩍 좋아지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모두 정리하기 직전인 2016년에 가서는 811억원을 찍었다. 

2003년은 순이익이 6년간의 적자 흐름에 마침표를 찍었던 해다. 2005년에 가서는 결손금도 모두 해소했다. 영업이익은 14년간 매년 예외 없이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많게는 73억원 한 해 평균 3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렇다 보니 김 회장은 지분 매각 말고도 배당수입도 쏠쏠했다. 대성청정에너지는 2008~2016년 해마다 적게는 5억원, 많게는 15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도합 86억원. 김 회장은 9년간 36억원을 챙겼다. 이래저래 재미를 봤다. (▶ [거버넌스워치] 대성홀딩스 ④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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