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IT그룹 아이디스(IDIS)의 오너가 전방위적으로 경영권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1년 반에 걸쳐 계열사들이 지분 확보에 투입한 자금만 266억원에 달한다. 정점에는 부인이 대표를 맡아 경영하는 부동산 가족법인 씨앤에이(C&A)코리아가 자리하고 있다.
2023년 중반부터 상장 6개사 연쇄 지분 강화
아이디스그룹은 지주사격 아이디스홀딩스, 아이디스(보안영상), 코텍(산업용 디스플레이), 빅솔론·아이디피(산업용 프린터), 링크제니시스(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자동화 솔루션) 등 6개 상장사를 비롯해 국내 14개, 미국·유럽·일본 등지의 해외 10개 등 총 2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최근 아이디스 계열 지배구조 측면에서 가장 도드라진 움직임은 2023년 중반부터 올해 들어서까지 1년 반 동안 홀딩스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상장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 강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홀딩스는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아이디스 주식 1.47%, 25억원어치를 장내매입해 44.18%→45.65%로 확대했다. 코텍은 32.95%→40.28%로 9.22%p나 늘렸다. 2023년 12월부터 41억원의 장내취득과 2022년 1월 발행한 전환사채(CB) 250억원 중 75억원 콜옵션 주식 전환을 통해서다. 각각 2017년 7월, 2016년 9월 이후 첫 지분 보강이다.
아이디피에 대해서도 작년 11월~12월 0.98%(4억7400만원)를 사들여 45.20%→46.18%로 끌어올렸다. 아이디피가 2020년 8월 증시에 상장한 이래 처음이다. 빅솔론 또한 41.69%→42.58%로 확대했다. 작년 10월 0.89%(7억원)를 사모은 데 따른 것이다.
홀딩스뿐만 아니다. 아이디피가 작년 11월부터 빅솔론 주식매입에 뛰어들어 올해 1월까지 3.25%(26억원)를 확보, 홀딩스와 함께 새롭게 주주사로 이름을 올렸다. 홀딩스의 손자회사격인 아이디스파워텔은 링크제니시스의 지분을 20.66%→24.07%로 확대했다. 2023년 2월 편입 이래 2023년 7월~작년 8월 3.41%(25억원)를 매집한 것.
C&A코리아, 작년에만 60억 투입 홀딩스 2대주주
오너십은 배가(倍加)됐다. 정점에는 김영달(57) 회장이 있다. 아이디스 계열의 일련의 지분 강화 작업 와중에 김 회장 또한 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계열 장악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아이디스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니다. 2011년 7월 옛 아이디스를 홀딩스(지주·존속)와 현 아이디스(사업·신설)로 인적분할해 지주 체제로 전환하며 지정된 적이 있지만 2018년 3월 제외됐다.
앞서 2017년 7월 자산요건 상향(1000억→5000억원)으로 인한 미충족(2017년 말 별도자산 2790억원)에 기인한다. 지주→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 외에 계열 지분소유를 금지하는 규제에서 벗어나 아이디스 계열사간 상호 주식보유가 자유로운 것은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현재 홀딩스 33.09% 1대주주다. 이외 아이디스(1.88%), 아이디피(5.77%) 등의 계열 주식도 가지고 있지만 얼마 안된다. 결국 홀딩스 개인지분이 경영권 자체인 셈이다. 뿐만 아니다. 4개 계열 주주사(18.57%) 및 부인 황세누(55)씨(0.24%) 등 5명을 합하면 51.9%나 된다.
원래는 특수관계인을 합해 46.36%였다. 현 지분이 종전보다 5.54%p 높아진 것은 거의 전적으로 부동산 가족법인 C&A코리아를 동원한 데서 비롯됐다. 홀딩스 계열에서 벗어나 있는 오너사이자 부인이 대표를 맡아 경영을 챙기고 있는 곳이다.
C&A코리아가 홀딩스 주주로 등장한 때는 2020년 3월이다.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2022년 11월까지 2.55%(30억원)를 사들였다. 이어 주식매집을 재개한 시기 역시 작년 2월이다. 게다가 추가로 확보한 지분이 11월까지 5.30%(60억원)에 이른다.
김 회장에 이어 C&A코리아가 홀딩스의 7.85% 단일 2대주주의 지위를 갖게 된 이유다. 황 대표 또한 작년 5월 0.24%(2억5700만원) 매입을 통해 주주명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C&A코리아의 매입 재원 등 실체가 주목거리다. (▶ [거버넌스워치] 아이디스 ②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