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OTT 및 네트워크 전문업체 가온그룹㈜의 30년 영구 전환사채(CB)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주가 상승에 올인했지만 오랜 기간 물려있던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년만의 흑자 전환을 계기로 주가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가 상승 올인…기대와는 180도 딴판
가온그룹㈜는 지난 19일 12회차 사모 CB 3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전환가 7935원짜리다. 신주(新株)는 37만8071주다. 현 발행주식(1804만6872주)의 2.09%다. 다음달 9일 상장된다.
2021년 6월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8개 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105억원 규모의 영구채다. 만기가 30년이다. 표면·만기이자율 ‘0%’ 무(無)이자 사채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도 없다. 2051년 6월에 원금만 상환하는 조건이다.
이자수익이 없다. 조기에 원금을 회수할 수도 없다. 사실상 주식 전환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채권자로서는 가온그룹㈜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단기간 주가 상승 차익에 올인한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30억원 이전에도 절반이 넘는 65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CB 인수 1년 뒤인 2022년 6월 청구권 제한이 풀린지 3개월 뒤부터다. 상장된 신주는 78만7796주(이하 현 발행주식 대비 4.37%)다.
기대 이하였다.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졌다. 전환가는 최초 1만2315원에서 1년3개월 만에 8459원으로 하락했다. 시세 하락에 따른 가격조정(리픽싱) 한도 70%까지 낮아진 것. 이 가격에 2022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30억원(35만4647주·1.97%)이 전환됐다.
전환가는 이후로도 3번 하향 조정됐다. 2023~2025년 3월마다 주식배당을 한 데서 비롯됐다. 조정된 가격 8230원(10억원), 8081원(15억원), 현 7935원(10억원)에 2024년 1월부터 작년 5월까지 도합 35억원(43만3149주·2.4%)의 청구권이 행사됐다.
전환가 7935원과 갭 좁히는 가온그룹 주가
가온그룹㈜ 주가(이하 종가 기준)는 전환가 조정한도 리픽싱 뒤에도 약세 흐름이 장기간 계속됐다. 2023년 3월 1만230원을 찍기도 했지만, 2023년 5월부터는 높아봐야 7000원대에 머물렀다. 2024년 8월에는 5000원선이 무너졌다. 10월부터는 거의 1년간 2000~3000원대에 머물렀다.
실적부진과 맞물려 있다. 가온그룹㈜는 가온브로드밴드 등 12개(국내 4개·해외 8개) 계열사를 두고 AI 솔루션, OTT, 네트워크 디바이스 및 통합 솔루션 공급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매출(연결기준)이 2022년 6110억원에서 2년 연속 줄며 2024년에는 4890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2년간 영업손실 189억원, 419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따라서 기존에 주식으로 전환한 채권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2년 9월 이후 8459원에 초기에 행사된 CB 30억원의 경우 이듬해 3월 고가(1만230원)에 전량 처분했을 때라야 수익률 20.9%, 6억원 남짓 차익을 챙겼다.
특히 2024년 1월 이후 전환된 35억원은 사실상 수익을 낼 여지가 없었다. 지속적인 주가 부진 탓에 거의 줄곧 전환가 8230~7935원을 밑돌아서다. 처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투자자들로서는 손절매를 하지 않은 이상 상당량의 주식이 물려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작년 9월부터 상황이 차츰 달라졌다. 주가가 완만하나마 오름세다. 현 추세대로라면 채권자들의 투자수익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19일에는 2024년 4월(6760원) 이후 최고치인 6580원을 기록했다. 작년 최저가(2600원)에 비해 153.1%(3980원) 뛴 가격이다. 장중 한 때 7570원을 찍기도 했다. 지금은 6450원(23일 종가)이다.
이번 CB 30억원 청구권 행사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주가가 여전히 전환가를 밑돌고 있지만 가격 갭을 좁히고 있는 지금을 전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잔액은 10억원이 남았다. 주식수로는 12만6024주(0.7%)다.
주가 회복세는 무엇보다 실적 개선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9월 매출 3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287억원) 성장했다. 9개월간 영업이익으로 40억원을 벌어들이며 흑자로 반전했다.
주가 부양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연결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CAGR) 10%,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20%(별도 순이익 기준) 이상 유지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