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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민낯’

  • 2013.12.23(월) 15:23

세계시장 점유율(수출+내수) 1위 제품 149개. 한국 경제의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는 한 지표다. 수출시장으로 국한하면 61개(2011년 기준)로 15위권이다. 중국 1431개, 독일 777개, 미국 589개에 비하면 어린 아이 수준이다.

 

다만 점유율(수출+내수) 1위 제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2010년 119개에서 올해는 149개로 3년 동안 30개나 늘었다.

 

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몇몇 업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거나 시장규모가 작아 무늬만 1위인 제품이 적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리튬전지·드릴십·선박평형수 등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밝은 1위 제품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실정이다.

 

◇ 편중(偏重)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 선박관련 품목에 편중돼 있다. 전체 149개 중에 34개(23%)나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대형디젤엔진·LNG운반선·대형엔진용 크랭크샤프트·선박용 동기발전기·FPSO·드릴십·선박중형디젤엔진용 크랭크샤프트(4행정식)·초대형 컨테이너선·선박대형 디젤엔진용 실린더 라이너·대형석유제품 운반선·고정식 원유생산 플랫폼·대형엔진 실린더 프레임·선박용 냉동컨테이너 전력공급반, 원통형 FPSO 등 20여개 제품이나 된다.

 

선박관련 1위 제품이 많다는 것은 조선강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조선업은 업황에 크게 휘둘리기 때문에 점유율 1위 개수가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 무용(無用)

 

한물간 제품이나 시장규모가 작아 파괴력이 떨어지는 1위 제품도 상당수에 달한다. PDP와 DVD홈씨어터 등은 각각 LCD와 스마트TV의 등장으로 존재감이 사라진 제품이다. 지상파 DMB수신 통합칩 또한 스마트폰에 밀려 이름만 남은 상태다.

 

조립식 건축물·조립식 화장실·해상거주용 천정패널·휴대용 부탄가스·화장솔·네일아트킷 등은 점유율 1위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1위 제품 가운데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품목은 기술력과 브랜드 면에서 절대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토종(土種)

 

김치·김·고려인삼·고추장·유자차·고기양념장·한방침 등 토종제품도 적지 않다. 이들 제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긍심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속은 크지 않다. 소비층이 해외교포 등으로 제한적이어서 수출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김치(김장문화)의 경우 작년 수출액은 1억660만8000달러인데 비해 수입액은 1억1084만2000달러로 423만4000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수입액 중 90%는 중국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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