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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손잡은 김준기 회장의 용병술'

  • 2014.04.07(월) 14:26

김준기 동부 회장과 친분.."기회 주고 싶었다"
업계 "네트워크 활용 위한 영입"..보험 성격도

최연희 전 의원이 동부그룹에 영입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그에게 손을 건넨 것은 어릴 적부터 친분이 있었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정치가는 물론 기업가로도 불운했던 그에게 재기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업계는 동부그룹의 최 전의원 영입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구설에 올랐던 최 전 의원이 갈길 바쁜 동부그룹에게 이득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보험' 성격으로 영입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순탄치 않았던 정계·재계 활동 
 
동부그룹의 건설·디벨로퍼 분야 겸 농업부문 회장으로 선임된 최 전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이다.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으며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동부그룹은 4선 출신의 전 국회의원은 최연희 씨를 동부그룹 건설·디벨로퍼 및 농업부문 회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그의 정계와 재계 활동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오랜 검찰 생활을 거쳐 정계에 입문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법제사법위원장,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는 동양그룹 부회장 및 동양파워 사장을 지냈다.
 
하지만 그의 정계, 재계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성추행 논란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후 무소속으로 동해·삼척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금융권 등으로부터 금품수수 혐의 등이 불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동양그룹에 몸담았다. 작년 4월 그는 동양그룹 부회장 겸 동양파워 사장에 선임됐다. 당시 동양그룹은 화력발전소 건립 등을 추진중이었다. 최 전 의원의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그러나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공중분해되자 결국 그 자리에서도 퇴진했다. 정치권에서도, 재계에서도 '불명예 퇴진'한 셈이다.
 
◇ 동부 "오랜 경륜과 식견 도움될 것" 
 
그랬던 그에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손을 내밀었다. 김 회장과 최 전 의원은 어린시절을 같이 보냈다. 김 회장은 최 전 의원의 경륜과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늘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영입도 김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법조계와 정계, 재계를 두루 경험한 만큼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 전 의원의 능력과 경륜이라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부그룹의 현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김 회장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새로운 수익성 창출을 고민하고 있는 부문을 같은 고향 출신으로 유년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던 최연희 전 의원에게 맡겼다. 

최 전 의원이 동부그룹에서 담당하게 될 분야는 건설·디벨로퍼 분야 겸 농업부문이다. 건설, 물류, 발전, 농업 부문 등 동부그룹이 최근들어 새로운 수익성 창출을 위해 고심하는 분야다.

동부그룹은 최 전 의원이 국회 지경위원과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지낸데다 동양파워에서 발전사업 등의 경험이 있는 점을 들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전자 쪽에 오 명 사장 영입한 이후로 건설·농업분야에도 사업을 이끌만한 명망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그가 가진 오랜 경륜과 식견이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업계 "왜 하필…" 의견 분분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동부그룹은 현재 총 3조원 규모의 구조조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김 회장이 애착을 갖고 키워왔던 동부하이텍은 물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 등이 매물로 나와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에서는 동부그룹에 대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라며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이 유년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를 영입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 최 전 의원이 동양파워 고문으로 재직하던 시절, 동양파워는 5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던 삼척화력발전사업권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삼척 지역에서 16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던 최 전 의원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이후 최 전 의원은 동양그룹 부회장 겸 동양파워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의 최 전 의원 영입은 일종의 '보험' 성격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 전 의원이 법조계와 정계에 인맥이 많은 만큼 네트워크 활용 차원의 영입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구조조정 작업과 향후 추진할 사업 등은 대부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최 전 의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 전 의원이 동양파워 고문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동양파워는 5개 기업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삼척석탄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척은 최 전 의원이 16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다. 이 때문에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악수(惡手)'를 둔 것 같다"면서 "여러가지 구설에 오른 인물을 회장이라는 직함까지 줘가며 영입한 것은 동부그룹에게 대내외적으로 득보다 실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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