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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jump 현대·기아차]㊤이젠 '빅3'다

  • 2014.12.16(화) 18:10

내수·환율 등 악재 불구 올해 800만대 돌파 확실
내년부터 '친환경차'에 올인..'빅3' 도약 준비

현대차가 위기다. 작년부터 시작된 내수 시장 부진과 환율 등 현대차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정체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어닝쇼크'라고 할 정도로 부진했다. 현대차 위기론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질적도약을 선언했던 자신감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연비 향상과 기술력 확보를 통해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킬 준비를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위기 돌파를 준비중인 현대차의 현주소와 내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현대차의 미래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

현대차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년부터 시작된 수입차들의 공세에 현대차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환율 하락으로 실적도 부진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들과 금융위기 당시 잔뜩 움츠렸던 경쟁자들이 다시 공격 대형을 갖췄다.

하지만 현대차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올해 판매 8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친환경차에 모든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수비보다는 공격으로 위기를 뚫겠다는 의지다. 현대차의 시선은 이미 '빅3'에 가 있다.

◇ 힘들었던 2014년

2014년은 현대차에게 힘든 한 해였다. 작년부터 계속된 수입차들의 공세에 내수 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줘야 했다. 절대적인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고객의 상당수를 수입차에게 빼앗겼다. 그 부분이 뼈아팠다.

현대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도 이런 트렌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수입차들을 경쟁상대로 인정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수입차를 겨냥한 모델들을 내놨다. 또 디젤의 인기를 감안해 볼륨 모델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도 선보였다. 현대차가 수입차를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4.8% 증가한 103만대를 판매했다. 수입차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24.4% 늘어난 17만9239대를 판매했다. 수입차의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내수 점유율도 기아차를 합쳐 11월 현재 69.4%를 기록하고 있다. 연말까지 70%대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내수 점유율은 지난 2012년 74.6%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는 분기별 실적도 부진했다. 2분기와 3분기에 환율 하락 여파로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장과 업계에서 현대차의 성장엔진이 식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 이유다. 다행히 환율이 안정 추세로 접어들고 유가도 하락 추세지만 여전히 현대차를 둘러싼 환경은 불안하다.

◇ '800만대'의 의미

현대차를 둘러싼 각종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지만 현대차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대차는 기아차와 합쳐 올해 800만대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한 해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어선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800만대 판매는 해당 메이커가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글로벌 판매 5위 규모인 현대·기아차가 올해 800만대를 넘어서면 글로벌 4위로 도약하게 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도 800만대 판매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톱 메이커로 성장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2011년 말 글로벌 판매 800만대가 확실시되자 ‘2018년 세계 1위’를 공언했다. 도요타도 지난 2006년 800만대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GM을 제치고 세계 판매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올해 나란히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4위 등극을 확신하고 있다. 800만대 돌파는 지난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11월까지의 판매량은 724만5612대다.

현대차는 신흥시장 공략 강화, 라인업 확대, 품질 확보, 생산 증대 등을 통해 800만대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800만대 돌파는 큰 의미가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선두 기업에 진입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친환경차로 '빅3'

현대차의 최근 관심은 온통 '친환경차'에 쏠려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친환경'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내년 친환경차 시장은 각 메이커들의 신차 출시와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 확대로 올해보다 22.2% 증가한 240만대까지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 메이커로 거듭나겠다는 생각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가 글로벌 주요 시장에 도전하는 중요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이미 '친환경차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차종 라인업을 현재보다 3배 이상 많은 22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은 세계적이라는 평가다.
 
▲ 현대차의 투싼 ix 수소연료전지차.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내년에는 볼륨 모델인 아반떼와 기아차 K5 등 신형 모델들이 출시된다. 이를 앞세워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생각이다. 친환경차는 새로운 먹거리로, 그밖의 신차는 시장을 확대하는 첨병으로 쓸 계획이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을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 친환경차와 볼륨 모델 신차들의 성패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선두 업체로의 도약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라는 무기를 장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시선은 이미 '빅3'로 옮겨가 있다"며 "친환경차로의 체질개선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도요타, 폭스바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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