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18일 SK(주)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9개 상장사 주총을 개최하고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 고위경영진 권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지주회사인 SK(주)였다. SK(주)는 이날 최태원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연금의 반대가 있었지만 주총 현장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안건이 처리됐다.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2년만에 등기이사로 복귀, 책임경영에 나서게 된다. SK는 "주주들이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건을 찬성한 것은 그만큼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18일 오전 열린 SK(주)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최 회장은 2년만에 이사회에 복귀하게 됐다. |
SK네트웍스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인 최신원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최신원 회장은 역시 대주주 가족의 책임경영을 실현하고 SK네트웍스의 성장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최신원 회장은 앞으로 SK네트웍스 대표이사를 맡아 문종훈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도 SK케미칼과 SK가스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SK그룹 대주주 일가 중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최신원 회장, 최창원 부회장은 모두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게 됐다.
SK는 “최태원 회장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함께 안건을 결정하고, 결정된 사안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을 경영진의 의무라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SK의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기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SK이노베이션은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SK하이닉스는 김준호 경영지원부문장 사장과 박정호 SK㈜ 대표이사 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SK그룹은 대주주의 책임경영은 강화하면서도 경영진의 권한을 축소하는 안건도 함께 통과시켰다.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했다. 임원 퇴직금 지급 체계 개편은 회장, 부회장 등 고위 경영진에 대한 퇴직금 지급률을 최대 3분의 1 가량 축소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에 앞서 SK㈜는 투명경영과 주주친화경영 차원에서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키로 한 바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 및 회사의 합병∙분할, 재무 관련 사항 등 주요 경영사안을 사전 심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거버넌스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참여해 이사회내 사외이사가 과반수인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독립적이고 실효성 있는 활동을 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