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하반기 들어 기초소재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되는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생산설비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기초소재는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큰 사업군이다. 에틸렌을 비롯해 범용 석유화학 제품이 중심이라 공급과잉 등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가 큰 탓이다. LG화학은 기초소재사업내 주력 제품을 고부가가치화 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ABS 증설 결정 역시 고부가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LG화학은 2018년 말까지 1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화남 ABS 공장을 15만톤 증설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2008년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자회사를 설립, ABS 15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추가증설이 단행될 경우 화남 ABS 공장은 총 3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화남 공장 증설이 완료될 예정인 2018년 이후 LG화학은 여수공장 90만톤, 중국 징보공장(LG용싱) 80만톤 등 국내외 총 200만톤 규모의 ABS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21%에서 26%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LG화학은 화남 공장 증설로 최대 수요처인 화남지역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ABS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남지역은 중국 수요의 절반 수준이다.
| ▲ LG화학 ABS 제품 |
이와 함께 LG화학은 합자회사의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해 화남 ABS공장의 주도적 경영권을 가져오게 됐다. 지금까지 화남 ABS 생산법인은 CNOOC와 LG화학이 50:50 지분구조로 공동운영 체제였으나 이번 증설에 LG화학이 단독으로 투자하면서 지분율을 70%로 높였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7000억원 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사업운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별 맞춤형 판매 등 시장공략을 위한 총력 마케팅 및 세계적인 제조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전략이다.
중국 내 또 다른 공장인 닝보지역 LG용싱도 LG화학이 75% 지분확보를 통해 주도적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공장 가동률 100% 및 타사 대비 2배 수준의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 사장은 “화남 ABS공장 증설은 생산규모 증대 뿐 아니라 합자법인의 주도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ABS 분야에서 확보한 세계적 브랜드 인지도 및 차별화된 기술 서비스를 극대화해 중국 최대 시장인 화남지역 지배력을 높이고, 신흥 시장인 인근 동남아 공략 전진기지로 활용해 1등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