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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 갈리는 ‘사드 보복’

  • 2017.07.31(월) 17:41

<어닝 17·2Q>4대그룹 리그테이블①
주요 7개사 영업이익 3.1조…1년전보다 29% 감소
중국시장 고전…완성차·부품·제철 죄다 뒷걸음질

위기다. 모든 결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여기까지 몰고 왔다.

현대차다. 결과는 초라했다. 글로벌 거래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니 제아무리 회심의 반전 카드를 꺼내들어도 발버둥에 그치고 말았다. 이가 갈린다.

 

 

◇ 넌더리나는 사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주요 7개 계열사(표 참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조850억원. 1년 전(前) 보다 28.8%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조2500억원이 날아갔다. 7개사가 죄다 깎였다.

 

현대·기아차의 2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각각 13.8%, 12.2% 줄어든 110만8089대와 66만264대에 머물렀다.

내수(18만2473대·13만3302대)는 3.7%, 10.1% 감소했다. 반면 해외(92만5616대·52만6962대)가 15.6%, 12.7% 줄며 상대적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시장에서의 부진이 컸다.

이유는 뻔하다. 중국시장에서 아작난 탓이다. 현대차의 4~6월 중국 현지 판매량은 15만5000여대에 불과하다. 전년보다 41.9% 줄어든 수치다. 기아차의 경우는 7만7000여대로 아예 반토막이 났다.

엎친데 덮쳤다. 중국과 더불어 현대·기아차의 양대 주력시장인 미국시장에서도 부진했다. 각각 11.9%, 7.7% 줄어든 17만7000여대와 16만8000여대에 그쳤다.

판매량이 이 정도니 수익성이 온전할 리 없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3400억원으로 23.7% 감소했다. 기아차는 더 처참하다. 47.6% 급감한 4040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5.5%, 3.0%로 1.6%포인트, 2.4%포인트 떨어졌다.

 

 

◇ 독기 오른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부품, 자동차용 강판에 이르기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구조다. 이런 까닭에 현대·기아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강점이자 맹점이다. 올 2분기에는 이런 맹점이 그대로 표출됐다. 

현대·기아차가 부진한 데 다른 수직 계열사들은 말 다했다. 계열 부품업체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4920억원으로 37.3% 뒷걸음질쳤다. A/S부품사업은 주요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중국법인의 모듈 매출이 급감한 게 주원인이다. 현대위아의 경우는 301억원으로 무려 3분의 2가 깎여나갔다.

현대제철도 유탄을 맞았다. 18.8% 감소한 3510억원으로 만족해야 했다. 자동차강판 판매 단가 인상 등의 호재가 있었지만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으로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 제품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계열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도 예외일 수 없다. 영업이익 1820억원으로 7.4% 감소했다.

비(非)자동차 계열인 현대건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업이익 2818억원으로 다른 계열사보다 감소폭이 적었을 뿐 1년 전에 비해 5%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1~6월 5100억원으로 8.8% 줄었다.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해외 공사에서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독기가 오를대로 올랐다. 경쟁력 있는 신차(新車)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국내에 본격 출시한 소형 SUV 코나(현대차)와 스토닉(기아차)를 비롯해 스팅어(기아차) 등을 앞세워 해외 판매량 회복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오는 9월 제네시스 브랜드 세 번째 모델인 ‘G70’을 통해 수익성  향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공장 재고물량을 줄인 만큼 수익성 위주의 인센티브 정책을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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