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해상도 텔레비전(TV) 품질을 둘러싼 신경전이 해외에서 국내로 옮겨왔다. LG전자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9'에서 "QLED 8K TV 화질선명도(CM)가 낮다"고 공개 비판한 것의 연장선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이같은 주장에 "CM은 화질의 유일한 척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LG, 'QLED=LCD'
LG전자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가 진행된 1시간 30여분 내내 경쟁사 제품의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 주를 이뤘다.
LG전자는 IFA에 이어 CM을 토대로 QLED TV 공격에 나섰다. 2019년도 제품이 전년도 제품에 비해 CM값이 90%에서 12%로 급격히 떨어진 것을 근거로 '화소수만 많은 사실상 4K TV'라고 꼬집었다. CM이 낮아 자사 LCD TV의 한 종류인 나노셀보다도 이미지 선명도가 낮다고도 덧붙였다. LG전자에 따르면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은 해상도를 규정할 때 화소수와 함께 CM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LG전자 관계자는 "QLED는 태생적으로 LCD TV다. 그만큼 시야각이 좁은 문제가 있다"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화소 위에 추가로 필름을 붙이고 작동방식을 변경하면서 CM값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QLED와 OLED를 분해했다. 그러면서 "QLED는 액정, 백라이트, 광학시트에 퀀텀닷 시트를 추가한 LCD에 불과하다"며 "OLED는 0.7미리 패널만으로도 고화질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검은색 표현력도 과시했다. QLED와 OLED를 나란히 놓아 밤 하늘에 별이 떠 있는 영상을 보였다. QLED는 OLED와 달리 하얗게 화면이 떠 별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QLED는 검은색을 표현하기 위해 빛을 내는 백라이트를 꺼둬야 한다. 하지만 주변부 빛이 완전히 막히지 않아 생기는 빛샘현상으로 별이 가려진다"며 "OLED는 개별 화소가 빛을 켜고 끌 수 있어 다르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소비자 권리 보호차원에서 이같은 설명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전략팀장은 "고객은 8K TV에 비싼가격을 지불한다. 가격이 비싸면 그만한 가치가 보장돼야 한다"며 "고객이 화질선명도를 구분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 삼성, "CM이 유일한 기준 아냐"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화질 설명회'를 열어 LG전자에 맞불을 놨다.
우선 삼성전자는 CM이 화질의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밝기와 색감 및 주파수 신호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TV 화질을 측정한다고 덧붙였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과거 CM값이 충분하더라도 색깔이 빠지든가 문자 가독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며 "ICDM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2016년도에 CM 측정법이 지속되지 않고 불안정하다고 적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야각을 넓히기 위해 화질을 희생하지 않았다"며 LG전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아울러 QLED와 OLED를 비교하며 오히려 글자 가독성에서 OLED가 뒤떨어진다고 짚었다. 또 8K 영상을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재생할 때 OLED TV 재생속도가 느린 것을 시연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8K는 동영상 서비스 업체(OTT)를 통해 빨리 보급될 거라 본다. OTT 환경에서 8K 영상을 받을 때 얼마나 잘 보여줄지가 가장 와닿는 방법이라 생각해 이같이 시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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