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중 어느 차가 순간 가속이 더 빠를까. 현대차에 한정한다면, 전기차가 더 빨랐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의 순간가속능력이 뛰어난 것은 이미 알려졌는데, 고성능 차량과 비교해도 그 결과가 다르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첫 번째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코나 N'을 27일 공개했다.
'코나 N'은 속도를 위해 모든 장치가 총동원됐다.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2.0 ℓ 터보 GDI엔진, 5500rpm부터 최대출력을 유지시켜주는 플랫파워, 8단 습식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 등이다.
이를 통해 '코나 N'은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5.5초를 달성했다. 최고속도는 240km/h에 이른다(런치컨트롤 작동 기준).
최근 들어 현대차는 신차를 출시할 때 제로백을 잘 공개하지 않았다. 순간가속 능력보다 연비를 우선시 하는 산업계 흐름과 맞물리면서다. 이날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코나 N'의 제로백을 공개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처음으로 적용된 아이오닉5와의 제로백 비교다. 현대차는 E-GMP의 성능을 알리기 위해 아이오닉5의 제로백도 공개했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사륜 구동 모델의 제로백은 5.2초(현대차 연구소 측정 결과). '코나 N'보다 0.3초가량 빠르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에 도달하는 전기차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다.
향후 현대차그룹이 고성능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아가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EV6 고성능 모델(GT) 제로백은 3.5초에 불과했다. 기아는 EV6 고성능 모델이 페라리, 포르쉐, 맥라렌 등과 400미터 경주를 벌이는 영상도 공개했었다.
다만 최고속도는 고성능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보다 더 빨랐다. '코나 N'의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로 아이오닉5의 시속 185km와 비교하면 앞자리 숫자부터 달랐다. 하지만 앞으로 고성능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공개되면 결과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작년 말 현대차가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최고 속도는 260km/h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