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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에 '바보장치' 고집하는 이유

  • 2021.11.11(목) 11:19

개발자 컨퍼런스서 '자율주행 센서 퓨전' 공개
카메라 '올인'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는 복합화
"안전하고 성능 높은 자율주행"…가격은 숙제

"테슬라는 카메라 대수만을 늘려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 LiDAR)와 레이더(Radio Detecting and Ranging, RADAR)를 굳이 추가하는 이유가 있나?"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HMG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퓨전 개발' 주제의 강연이 끝나자 나온 질문이다. 레이더는 전파로, 라이다는 레이저로 관측대상의 거리나 위치, 속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다. ▷관련기사: 자율주행을 완성하기 위한 '3개의 눈'(7월25일)

이날 강연을 맡은 장성문 현대차 자율주행SW개발2팀 책임연구원은 "현재 자율주행 자체가 초기 단계고 지금 어떤 게 정답이다, 얘기하긴 이르다"며 "현대차에선 레이더와 라이다를 추가로 활용해 안전하고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답했다. 

지난 8월 현대차가 공개한 로보택시 아이오닉5. 루프에 장착한 파란색 원통형의 라이다와 이를 받치고 있는 카메라, 레이더 등의 자율주행 센서가 장착됐다. / 사진 = 회사 제공

"라이다, 버스 등과 도로경계 구분 못해"

11일까지 이틀간 현대차그룹과 스타트업 등에서 70여명의 개발자가 참여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분야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오는 2035년 1조달러(1185조원)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자율주행 분야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라이다는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며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카메라와 함께 레이더와 라이다를 모두 사용하는 길을 택했다. 이날 장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센서 퓨전'도 3가지 센서를 융합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이 '센서 퓨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테슬라와 같이 여러대의 카메라로 자율주행을 추진하면 비용은 적게 들지만, 자칫 카메라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날 같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원상복 책임연구원은 "카메라는 물체 종류를 구분하고, 물체가 관측지점에서 어떤 각도에 있는지를 감지하는 데 정확도가 높다"며 "하지만 물체까지 거리나 물체의 속도를 감지하는 것엔 정확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반면 레이더는 카메라와 정반대다. 레이더는 거리나 속도를 감지하는 정확도는 높지만 물체의 종류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물체가 관측 지점에서 어떤 각도에 있는지도 측정하기 힘들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동시에 장착하면 더 높은 성능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라이다도 장단점이 있다. 라이다는 관측지점에서 물체까지 거리나, 물체의 형상을 정확하게 측정한다. 하지만 도로 경계를 구분하는 데 약점이 있다. 라이다의 감지 성능이 뛰어나 도로 밖의 물체도 민감하게 감지해서다.

현대차가 레이더·카메라·라이다를 탑재한 차량으로 고속도로를 주행한 결과, 라이다는 모든 센서 중에서 가이드 레일과 방음벽을 가장 잘 인식했지만 가이드 레일과 그 주변의 나무 등을 동시에 인지하는 오류를 보였다.

원상복 책임연구원은 "라이다 데이터를 관측한 결과 버스나 수풀 등을 도로경계와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전했다.

2021년 4월 정부가 서울 상암 등 6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운영하기로 하고 실증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상악화땐 레이더 활용"

현대차가 '센서 퓨전' 개발 과정에서 첫 과제로 직면한 것도 라이다의 낮은 분류 성능을 어떤 센서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였다. 해결책은 카메라와 레이더의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 경계를 보완해주는 '지도'였다.

원상복 책임연구원은 "카메라는 도로경계를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레이더는 물체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한다"며 "카메라와 레이더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 경계가 있을 확률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시 보행자 등을 인지하는 데도 '센서 퓨전'이 적용된다. 예컨대 사고로 고속도로 한가운데 사람이 서 있을 경우를 보자. 사람이나 자전거 같은 물체는 레이더와 라이다가 쏘는 빔의 반사 면적이 작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카메라로 도로 위 사람을 인지하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다. 

'센서 퓨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여러 센서를 쓰다보니 비용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장 책임연구원은 "센서 퓨전으로 차량 단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 차량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센서 퓨전이 차 가격을 상승시키는 기술은 아니다"며 "여러개의 저가 센서를 섞어 고정밀 센서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악화 등 환경에서 자율주행 센서 자체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장 책임연구원은 "눈과 비가 오면 카메라와 라이다의 기능이 떨어진다"며 "기상 악화땐 레이더를 활용해 전체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형태로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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