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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마크로젠 서정선 회장, CB 덕에 ‘마의 10%벽’ 깼다

  • 2021.12.19(일) 07:10

CB 30억 주식전환…지분 9.8%→10.9%
지분 10% 회복 2018년 1월이후 4년만

유전체 분석 전문업체 마크로젠의 창업자 서정선(70) 회장이 마침내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갈아탔다.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지 5개월 만이다. 4년 가까이 넘지 못했던 지분 ‘마의 10%벽’도 깼다. 

19일 마크로젠에 따르면 서정선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9.81%에서 10.86%(117만7186주)로 확대됐다. 서 회장 일가 지분율이 10%를 회복한 것은 거의 4년만이다. 

2000년 2월 마크로젠의 증시 상장 직전만 해도 서 회장(36.2%) 등의 지분은 43.8%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장 주식공모, 서 회장의 주식 처분 및 증여, 주식연계사채(ELB) 주식 전환 등으로 인한 발행주식수 증가로 인해 2018년 1월 이후로는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물러왔다.  

서 회장 일가의 이번 지분 증가는 마크로젠이 2019년 1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KB증권 대상으로 발행한 4회차 사모 CB 50억원을 기반으로 한다. 표면이자율 없이 만기이자율 0.5%인 만기 3년짜리(2022년 1월)다. 

당시 마크로젠은 CB에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과 함께 콜옵션(매도청구권)도 걸어뒀다. 발행 후 2년 혹은 2년6개월이 되는 시점에 발행금액의 60%(30억원)를 마크로젠 혹은 이사회 지정 제3자가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7월 콜옵션을 행사한 이가 다름 아닌 서 회장이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거의 죄다 빚을 냈다. 삼성증권에 지분 1.36%(14만5503주)를 담보로 22억원, KB은행 5억원 등 도합 27억원을 차입했다. 개인자금은 3억원 남짓이었다. 

서 회장이 보유 중이던 CB 30억원에 대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한 게 지난 9일이다. 이달 말 전환청구가능기간이 종료되기 직전이다. 전환가는 2만3838원이다. 주식수로는 12만5849주다. 

현재 지분율에서 볼 수 있듯이 서 회장의 지분은 경영권 유지에 안정적인 편이 못된다. 올해 3월 정기주총 때는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CB가 서 회장의 지분 보강에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요긴하게 쓰였음을 엿볼 수 있다. 

서 회장은 이번 CB 주식 전환을 통해 개인 지분을 8.48%에서 9.54%(103만4086주)로 확대했다. 이외 지분은 부인 이은화(66)씨 0.70%, 자녀 서수현(41)씨 0.62% 등 가족 소유다. 

이에 더해 짭짤한 투자수익은 ‘덤’이다. 마크로젠은 작년 3월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의 이슈와 맞물리며 반등, 4만원대를 훌쩍 넘겼다. 이후 뒷걸음질 치는 양상이지만 현재 2만9800원(16일 종가)을 기록 중이다. CB 전환가를 25.0%(5962원) 웃돈다. 서 회장이 주식 전환으로 8억원에 가까운 평가차익을 얻고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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